[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진옥동 신임 신한은행장이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재채용의 방향키를 디지털 인력으로 조정하는 한편 디지털 부서를 없애고 디지털 인력들을 현업 부서 곳곳에 배치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진 행장은 신한은행의 조직문화와 한해 목표를 '고객 중심'으로 또렷하게 잡았다. 글로벌 성장 방안은 기축통화지역과 신흥국에 각각 집중하는 두 갈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디지털 신한'은 계속된다…"디지털 부서 없애자" 파격제안도
26일 진 행장은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지털 혁신으로 나아가려면 조직적으로도 디지털 인력을 확충하는 등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며 "앞으로는 정보통신(IT)인력을 뽑아서 영업 사원으로 활용하는 수준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아예 디지털과 IT 부서를 없애고 인력들을 현업 부서에 재배치하자는 독특한 접근도 나왔다. 진 행장은 "IT개발, 디지털 관련 사무실을 없애고 전부 현업부서에 배치한다면 그들이 바로 애자일(agile·기민한) 개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개발자가 현장에서 바로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는, 디지털 유목민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 행장은 각기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을 '고객 중심'으로 묶었다. 진 행장은 리딩뱅크로서의 전략을 묻는 질문에 "리딩뱅크의 진정한 의미는 고객의 수나 재무적인 이익보다는 고객의 자산을 어떻게 증식시켜줄 수 있느냐의 명제를 갖고 있는 은행"이라고 답했다.
신한의 조직문화를 평해달라는 요구에 진 행장은 "1982년도에 은행의 문턱이 높았던 시절에도 신한은행은 고객에게 친절하게 인사하고, 필요한 동전을 바꾸러 가지 않아도 가져다 줬다"며 "고객 위주의 행동과 방침이 직원들에게 체화돼 신한의 성공을 이끌었다. 이 문화가 다시 살아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외환위기 뼈아픈 기억…글로벌, 기축통화·신흥국 '투 트랙'으로 나가야"
글로벌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기축통화지역과 신흥국 두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진 행장은 18년간 일본에서 근무하는 등 풍부한 글로벌 경력을 갖춘 바 있다.
진 행장은 "글로벌 사업은 기축통화지역과 신흥국의 두 갈래로 나눠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며 외환위기 시절 국내 통화의 불확실성으로 시중은행들이 흔들렸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통화 변동 리스크를 감안하면 기축통화지역에서 똘똘한 채널을 갖춰야 한다"며 "위기 상황에서 서울의 모 은행을 도와줄 규모가 되려면 기축통화지역에서 모체의 5분의 1 수준은 돼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신흥국 투자를 두고는 베트남을 언급했다. 진 행장은 "베트남은 의미 있는 성장 중으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국내 은행들과의 경쟁이 아니라 로컬 뱅크와 어깨를 견줄만한 수준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캄보디아와 미얀마도 신한은행의 요충지 후보로 바라보고 있다.
한편 진 행장은 이날 오전 본점에서 임직원 250여명과 취임식을 갖고 ▲고객중심 ▲업(業)의 본질에 대한 혁신 ▲신한문화와 자긍심 등 세 가지 목표점을 발표했다.
진 행장은 고객을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그는 "진정한 1등 은행이 되기 위해서 첫 번째로 기억해야 하는 가치는 바로 고객"이라며 "은행의 전략과 추진 사업은 물론 상품과 서비스 전반을 고객의 관점에서 다시 돌아보고, 신한을 찾는 모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짚었다.
진 행장은 "업(業)의 본질에 대한 혁신, 글로벌과 디지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과감한 시도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 가자"라고도 했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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