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35년간 일했던 직장을 떠나며 사내 이메일로 작별인사를 건넸다. 이임의 변에는 디지털 금융을 강조하는 메시지와 더불어 임직원과 함께 해 행복했다는 마지막 소회가 담겼다.
26일 위 행장은 사내 임직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을 통해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습니다"고 말문을 텄다.
진옥동 신임 행장에게 조명이 모일 수 있도록 이임식을 하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위 행장은 "격식 차린 조회 분위기 속에서 이임식을 하지 않겠다는 게 평소의 소신"이라며 "신임 은행장이 첫 포부를 밝히는 취임식에 더 소중한 의미가 있다고 봤다"고 부연했다.
‘디지털 신한’을 이끌었던 위 행장의 디지털 기조는 재차 강조됐다. 위 행장은 "2년 전 돈 안 되는 디지털을 너무 강조한다는 불만이 있었지만 소신을 가지고 양보하지 않고 밀어붙였다"며 "지금은 인공지능, 클라우드,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등과 같은 용어에 익숙해졌고 실용화되고 있는 단계"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뱅킹 서비스는 여러 이종사업자가 누구나 자기 플랫폼에서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그 플랫폼에 신한이 많이 장착돼야 한다"고 전했다.
'리딩뱅크' 다툼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위 행장은 "경영진들은 넓은 시야로 큰 흐름을 놓치지 않아야 하며 때로는 과감한 투자에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짧은 호흡으로 당장의 1등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긴 호흡으로 미래를 위해 2등이 될 필요도 있다"고 짚었다.
위 행장은 퇴임 후 트레킹이나 요리, 반려동물 키우기 등 소소한 일상을 즐길 예정이라면서도 "하지만 앞으로도 아침에 눈을 뜨면 포털에서 신한은행을 검색할 것"이라고 했다. 위 행장은 "저에게 줬던 헌신과 사랑은 조용병 회장과 진옥동 은행장에게 아낌없이 주시라"며 진 신임 행장에 대한 응원으로 편지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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