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여전히 금리 인하의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국제 경기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무역정책, 브렉시트 등으로 전망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분석이다.
1일 이주열 총재는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이 총재는 올해 통화정책 방향을 묻는 질문에 "지금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국회 질의응답에서 밝힌 인하 가능성 역시 질문에 따른 원론적인 답변이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준금리 연 1.75%는 중립금리 수준이나 시중 유동성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 "최근 반도체 회복시기 늦춰진다는 전망 나와 우려"
반도체 경기는 부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4분기 이후 반도체 단가가 빠르게 하락을 하면서 수출과 매출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됐다"며 "최근의 반도체 경기는 일시적인 조정 국면의 성격이 강하고 하반기 이후에는 메모리 수요가 개선되리라는 견해가 아직은 다수"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 총재는 "아주 최근 파악한 바로는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도 회복 시기가 뒤로 늦춰지고 회복 속도도 생각보다는 느려질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며 "회복되더라도 좀 늦게, 속도도 더디게 될 것이라는 견해가 있어 우려가 깊다"고 전했다.
◆ 미국·영국 등 대외여건 불확실성 높아
글로벌 불확실성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정치적 리스크까지 더해져 주요국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이 같은 대외여건 변화와 전개방향, 그리고 그 간의 국내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다시 짚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무역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이 총재는 진단했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수입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고, 최근에는 유럽연합이나 일본과도 무역협상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브렉시트 문제도 당초의 탈퇴 시한을 일시 연장했지만 아직 영국 의회 내 이견이 커 언제 어떠한 형태로 결론이 날지 예상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주요국가의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서 이 총재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전조라고 해석하는 견해가 있는 반면, 경기 흐름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시장참가자들이 일시 과민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는 두 가지 분석을 전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좀더 인식해서 여러 정책을 추진 중이고 규제 샌드박스나 규제 책임전환제 도입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에서 핀테크가 발전하는 요인이 뭐냐고 했더니 '거버먼트 페이션트(government patient)', 정부의 인내라고 했는데 시사점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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