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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문체부, 'WHO 게임장애'대응 범부처 공동연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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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통계청·과기정통 등 합동…청와대 중재 가능성도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달 '게임장애(Gaming Disorder)' 질병코드 도입을 예고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이에 대응하는 범부처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그동안 게임 장애 등 문제는 주무부처인 문체부나 관계부처인 보건복지부의 경우 연구도 따로 하고, 찬반 등 입장도 엇갈렸다. WHO 결정이 국내 게임산업에 상당한 파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보다 효과적인 대비와 대응을 위해서는 일단 국내 부처간 입장 정리가 선결과제인 셈.

이에 따라 문체부는 관계부처인 보건복지부, 통계청 등을 중심으로 공동연구를 진행, 게임 장애 등 논란에 보다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정부차원에서 공동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과정에도 부처 간 이견이 클 경우 청와대가 조율에 나설수도 있다는 입장이어서 주목된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WHO는 내달 스위스에서 열리는 정기 총회에서 게임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판(ICD-11)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ICD-11이 확정되더라도 한국 도입 시기는 아직 미정. 당장 통계청이 ICD를 반영,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를 개정하는 데 상당 기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게임장애와 같은 첨예한 사안의 경우 사회적 합의 등이 필요해 실제 반영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게임장애' 결정만으로도 국내외 게임산업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 조사에 따르면 게임 중독이 실제 질병으로 등재될 경우 향후 국내 게임산업은 수조원에 이르는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문체부는 게임산업 주무 부처로서 이의 저지 등 대응차원에서 다양한 연구 및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 일환으로 범부처 차원에서 게임장애에 대한 임상적, 심리학적, 산업적 파급 효과 등을 총체적으로 분석하는 공동연구를 준비하고 나선 것.

문체부는 우선적으로 복지부와 통계청을 중심으로 공동연구를 추진하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여성가족부, 국방부, 법무부 등 다른 관련 부처에도 공동연구 참여를 요청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게임이 중독 유발행위로 정의되려면 과학적, 의학적 판단이 있어야 하나 이에 대한 학계 이견이 많고 현재까지 공식적인 정의가 내려진 바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게임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반대, 이를 도입하지 않는 것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며 "WHO가 채택해도 통계청이 이를 국내 도입하기까지 시간이 있는만큼 범부처 차원에서 객관적인 공동연구를 통해 국내 게임산업이 받는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문체부, 범부처 차원 연구 추진…부처 이견, 청와대 조율 가능성도

그동안 범부처 차원에서 이 같은 연구가 진행된 바 없다는 점에서 이는 첫 시도다. 앞서 문체부와 복지부는 지난 2014년부터 5년간 각각 40억원대 예산을 투입, 관련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동섭 의원(바른미래당)이 문체부로부터 받은 관련 연구발주 목록에 따르면 문체부는 지난 5년간 한콘진을 통해 게임과몰입(중독) 관련 14개 연구에 총 45억7천7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지난 6일 한콘진이 문체부와 연 '제4회 게임문화포럼'에서 공개된 연구 결과도 이의 일부다. 이날 자리에서는 게임과몰입과 게임질병화는 개연성이 미흡하고, 보다 많은 과학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 등이 발표됐다.

복지부 역시 산하 기관인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단을 통해 지난 5년간 인터넷·게임 중독 해결형 정신건강기술개발 관련 6개 연구에 총 43억2천8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 바 있다. 다만 따로 정책연구용역은 없었다는 게 복지부 측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게임장애 질병등재와 관련해서는 전적으로 WHO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 WHO 질병코드 등재안 통과 시에는 복지부 차원에서 정책연구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체부 측이 공동연구를 제안한다면 관련 내용 등을 보고 추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은 문체부가 추진하는 공동연구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다양한 입장을 가진 부처들이 참여하는 만큼 공동연구에도 부처 간 이견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문체부가 지난해 진행한 유관부처와의 회의 역시 각 부처 입장 수렴 수준에서 끝났다.

이 경우 청와대가 직접 조율에 나설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부처 간 정책적 이견이 클 때는 청와대 차원에서 조율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WHO 게임장애 관련 범부처 차원에서 대응 수위 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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