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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경영권 분쟁 우려 확산…상속세 재원 마련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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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남매 한진칼 지분 중 기존 제공 담보 외 지분 통해 연부연납 가능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 발생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후계 작업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급작스럽게 세상을 뜬 탓이다. 경영권 분쟁 발생 여부의 관건은 상속세 재원 마련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의 주주 중 고 조양호 회장(17.84%)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동일인 측 지분율은 28.95%로, 조양호 회장 지분 상속 시 상속세 전부를 주식으로 납부할 경우 경영권 분쟁이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진다.

왼쪽부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한진그룹]
왼쪽부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한진그룹]

한진칼 지분 상속과 관련해 조양호 회장의 자녀들이 상속세를 납부할 여력이 없어 주식으로 대신 내야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재 세 자녀는 조원태 사장 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2.30% 등 모두 6.95%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 중이다.

상속세 전액 물납 시 지분율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3남매의 지분율은 기존에는 아버지 지분율과 합쳤을 때 24.82%인데, 상속세를 물납할 경우 약 15.87%로 9%p 떨어지게 된다. 오너 일가와 계열사 지분율 역시 28.95%에서 20.03%까지 크게 떨어지게 된다. 경영권을 방어할 힘이 크게 축소되는 셈이다.

경영권을 위협할 존재로는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펼쳤던 KCGI(강성부 펀드)가 꼽힌다. 이들은 4일 현재 13.47%의 지분을 보유, 고 조양호 회장에 이어 2대 주주다. 3남매가 상속세를 물납할 경우 동일인 측과의 지분율 차이를 15.5%에서 약 6.5%로 크게 좁힐 수 있게 된다.

결국 3남매가 경영권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속세를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고 조양호 회장은 별세하기 전까지 한진칼 지분 1천55만3천258주를 보유했다. 8일 종가(3만400원) 기준으로 이 지분 가치는 약 3천200억원에 달한다. 단순히 상속세율(50%)만을 따진다고 해도 상속세는 무려 1천600억원에 이른다.

일부에선 세 사람이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마련하기 쉽지 않은 데다, 여론의 공격에 지쳐 상속을 포기하고 임원 자리를 유지하는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 등 다양한 예상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마지막 카드가 존재한다. 상속 초기 일부 재원을 납부한 뒤 최장 5년간 나눠서 낼 수 있는 연부연납이라는 제도를 활용하면 경영권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부연납은 자금여력이 없을 경우 신고기한 내 전체 상속세 중 6분의 1을 먼저 내고, 나머지는 5년간 매년 6분의 1씩 납부할 수 있는 제도다. 3남매의 추정 상속세(1천600억원)를 기준으로 이들은 신고기한 내 약 267억원을 우선 납부하고, 향후 5년간 매년 같은 금액을 상속세로 내면 된다.

세 사람이 연부연납 카드를 사용할 경우 초기 납부해야 할 267억원을 마련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 돼서다.

이들은 지난해 자신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중 일부를 담보로 제공했다. 이를 제외하고 조원태 사장은 79만8천976주(243억원), 조현아 전 부사장은 72만6천423주(221억원), 조현민 전 전무는 95만775주(289억원)가 남았다. 이 지분은 대출을 위한 담보로 활용할 수 있다. 통상 담보비율(80%) 적용 시 세 사람이 남은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 약 600억원까지 현금 조달이 가능하다.

연부연납이 허가되기 위해서는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앞서 지난해 말 조원태 사장은 반포세무서에 15만주, 조현아 전 부사장은 용산세무서에 25만주, 조현민 전 전무는 종로세무서에 20만주의 한진칼 지분을 연부연납을 위한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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