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병언 기자] 금호그룹이 자금난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결정, 정상화 가닥을 잡으면서 막대한 손실 위험에 노출돼 있던 IBK기업은행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1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에 대한 신용공여 규모는 기업은행이 2천500억원을 넘어 은행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의 지난해말 기준 ABS 발행잔액은 1조1천4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기업은행은 3회(색동이유동화전문 제19·20·23차)에 걸쳐 총 2천537억원에 이르는 지급보증을 섰다.
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난달 2018년 회계감사에서 ‘한정’ 의견을 받은 이후 유동성 부족 사태가 불거지면서 속앓이를 해왔다. 현재 BBB-인 아시아나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한 단계만 떨어져도 투기등급인 BB+가 돼 1조1천억원에 달하는 ABS를 조기상환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가 이를 지급하지 못할 것은 불 보듯 뻔해 기업은행은 보증금액 만큼 대신 물어줘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 물론 기업은행이 보증금액 전부 손실을 입는 것은 아니다. ABS는 미래 발생할 매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것이어서 아시아나가 영업을 계속하고 매출이 발생하는 한 회수가 가능하다.
하지만 2천500억원을 한꺼번에 대신 갚아주고 오랜 시간에 걸쳐 푼돈으로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손실은 불가피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호그룹이 아시아나 매각 카드를 내놓으면서 채권단의 지원을 끌어낼 수 있게 됐다. 금호그룹은 지난 15일 채권단에 5천억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M&A를 즉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금호그룹 측이 제출한 자구계획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아시아나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매각절차 진행 중 유동성 부족, 신용등급 하락 등 시장의 우려가 발생되지 않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도 "금호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으로 아시아나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상당히 회복됐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의 5천억원 유동성 지원이 이뤄지고 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아시아나의 ABS 조기상환 사태도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아시아나의 향방에 노심초사했던 기업은행으로선 최상의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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