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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식 인기에 냉동피자 '판' 커진다…식품업체 잇따라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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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10배 성장…식품업계 신제품 출시에 피자업계 '긴장'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냉동피자 시장이 최근 '혼밥'과 '가성비' 트렌드를 타고 급속도로 성장해 기존 프랜차이즈 피자업계의 영역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또 오뚜기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냉동피자 시장에 기존 식품업계 강자들이 연이어 진출하며 3파전을 벌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냉동식품 시장은 2017년 2조 원을 기록하며 2012년 1조4천억 원 대비 40% 이상 고성장했다. 이 중 B2C 시장은 1조1천억 원 대로 추정되며, 4천억 원대 규모의 가장 큰 시장을 가지고 있는 만두를 제외하면 총 7천억 원 대 시장이 형성돼 있다.

최근 냉동식품 시장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품목은 피자다. 냉동피자 시장은 지난 2016년 90억 원 규모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천억 원을 돌파하며 3년 만에 10배 이상 고성장했다. 올해 냉동피자 시장은 지난해보다 20% 커진 1천200억 원대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성장세는 최근 냉동피자를 찾는 소비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1년에 한 번이라도 냉동피자를 구매한 가정은 2016년 1.9%에서 40% 이상으로 급성장했다. 이는 1인 가구의 증가와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 층의 소비 성향이 맞물린 영향이 크다.

특히 냉동피자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장 큰 무기는 가격이다.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의 피자 한 판 가격은 1만 원대 초반에서 3만 원에 육박한다. 반면 냉동피자 가격은 비싸도 1만 원 안팎이다.

제조 기술의 발전으로 맛이 개선된 것도 인기를 얻게 된 이유다. 초창기 냉동피자는 "가격은 싸지만 맛이 너무 없다"는 소비자들의 평가에 크게 성장하지 못했지만, 최근 기술 발전에 힘입어 맛이 프랜차이즈 피자에 근접한 수준에 다다르며 폭발적 반응을 얻게 됐다.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직장인 박모(26·여)씨는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냉동피자는 맛이 없어 잘 먹지 않았다"며 "최근 나온 제품들은 프랜차이즈 피자와 맛이 비슷하고, 가격은 훨씬 더 저렴하기 때문에 혼자 피자를 먹고 싶을 때 냉동피자를 구입해 먹는다"고 말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피자들은 메뉴를 다양하게 선보인다는 이유로 비싼 피자를 계속 내놓는 것 같다“며 ”혼자 시켜먹기는 점점 부담스러워진다"고 덧붙였다.

실제 프랜차이즈 업계는 냉동피자 시장 성장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2조 원으로 정점을 찍은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8천억 원을 기록하며 뒷걸음질쳤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냉동피자 시장이 아직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판매를 강화하거나 아직 냉동피자 업계에서 나오지 못하는 메뉴들을 적극적으로 출시해 다른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뚜기와 CJ제일제당이 선보이고 있는 냉동피자 제품들 [사진=오뚜기, CJ제일제당]
오뚜기와 CJ제일제당이 선보이고 있는 냉동피자 제품들 [사진=오뚜기, CJ제일제당]

현재 냉동피자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오뚜기다. 오뚜기는 2016년 당시 일부 대형마트에서 수입 냉동피자를 판매하고 있던 소규모 시장에 냉동피자 제품을 내놓으며 뛰어들었다. 이후 떠먹는 피자를 출시하며 컵피자 트렌드를 이끌었고, 사각피자 등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며 현재 냉동피자 시장의 67%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현재 오뚜기의 냉동피자 매출은 70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6년 200억 원, 2017년 650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3년 만에 3.5배의 매출 신장을 이뤘다.

오뚜기에 이어 2017년 CJ제일제당이 '고메 냉동피자' 시리즈를 출시하며 시장은 경쟁 구도에 들어섰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를 제작한 노하우를 피자에 적용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그 결과 현재 시장에서 25%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2인자 자리를 굳혔다.

또 CJ제일제당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현재 OEM(주문자개발생산방식)으로 생산 중인 '고메 냉동피자'를 진천 식품생산기지에서 자체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일부 가동을 시작한 진천 식품생산기지에 ‘고메 냉동피자’를 생산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2라인을 개설 중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판매량이 늘어나거나 신제품을 출시할 경우 자체 생산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진천 식품생산기지에 냉동피자 생산 시설을 구비해 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OEM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식품에서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자체 생산을 진행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뚜기와 CJ를 중심으로 SPC, 사조 등 제조사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푸드도 새롭게 공장을 지어 성장성이 높은 냉동피자 시장에 본격 출사표를 던진다. 일부 이마트 매장에서 냉장피자 '베누'를 판매하고 있는 신세계푸드는 냉동피자 설비를 갖춘 오산2공장을 5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신세계푸드가 유통중인 냉장피자 '베누' [사진=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가 유통중인 냉장피자 '베누' [사진=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최근 냉동피자 품질 개선으로 충분한 상품성이 생긴 만큼 육성해야 할 아이템으로 보고 있다"며 "기존 냉동피자 유통 경험과 오산2공장의 새로운 인프라로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응해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도 냉동피자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미노피자'를 운영 중인 청오디피케이는 최근 HMR 전문 제조업체인 HJF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HJF는 HMR시장에서 최근 급속 성장하는 식자재 전문 기업으로 이마트트레이더스 등의 유통사에 HMR 제품을 공급하면서 지난 5년 동안 약 5배에 달하는 매출 신장률을 보인 바 있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냉동피자만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라인업 확충을 위해 HJF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며 "HMR 제조 역량을 보유해 두면 도미노피자의 노하우를 반영한 냉동피자 제품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냉동피자 시장은 1천억 원 대 규모로 성장했지만 아직도 매년 두 자릿수로 성장하고 있다"며 "젊은 싱글족들은 서구화된 입맛과 식사대용으로 피자를 즐기는 문화에 익숙하지만 프랜차이즈 피자는 혼자 먹기 비싼 음식인 만큼, 이들의 니즈를 겨냥한 냉동피자 신제품 출시는 지속적으로 이어져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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