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와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잇따라 대표 제품인 '카스'와 '참이슬'의 가격을 올리면서 서민들이 주로 찾는 '소주+맥주(소맥)'를 이제 1만 원대에 마시게 됐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대체제가 딱히 없는 '참이슬'보다 수입맥주로 점차 점유율을 뺏기고 있는 '카스'의 하락세가 앞으로 더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다음달 1일부터 '참이슬' 출고 가격을 6.45% 인상한다. 이는 3년 5개월만이다. 이에 따라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의 출고가격은 1병당 1천15.7원에서 65.5원 오른 1천81.2원으로 변경된다.
앞서 오비맥주도 지난 4일 '카스'와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2% 인상했다. 이는 약 2년 5개월 만이다. 현재 '카스' 병맥주 500ml 기준 가격은 1천147원에서 56.22원(4.9%) 오른 1천203.22원이다.
이에 따라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특히 맥주, 소주 모두를 판매하고 있는 롯데주류는 아직까지 제품 가격 인상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주류업계에서 1위 브랜드가 가격을 올리면 후발 주자들이 따라 올리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인만큼 조만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맥주 신제품 '테라'를 내놓은 하이트진로는 '하이트', '테라' 등 기존 맥주 제품 가격을 일단 동결해 '카스'보다 가격 경쟁력을 높여 점유율 뺏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맥주, 소주업계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두 업체들이 연이어 대표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면서 당장 음식점, 주점 등에서 판매하는 소주·맥주 가격도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됐다. 소주의 출고가가 1천100원 가까이 오른 데다, 맥주의 출고가도 1천200원을 넘어서면서 음식점 등에서 판매하는 소비자 가격도 조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음식점들은 '카스'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맥주 가격을 기존보다 1천 원 올려 5천 원을 받는 곳이 많아졌고, 이미 소주 가격도 슬그머니 4천 원에서 5천 원으로 올린 곳이 적잖은 상황이다. 서울 강남권에서 소주 가격은 이미 7천~8천 원대인 곳도 수두룩하다.
이로 인해 '서민술'로 불리던 '소맥' 가격도 1만 원대가 돼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 커졌다. 특히 소주 한 병당 맥주 2병이 기본인 것을 감안하면 소맥을 처음 마실 때부터 최소 1만5천 원 가량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맥주와 소주의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소주나 맥주 하나만 선택해 마시거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맥주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가격 인상이 오히려 수입맥주의 가격 경쟁력을 더 부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워라밸과 주 52시간 근무제 영향으로 회식이 줄어들고, 유흥주점보다 집에서 가볍게 한 잔하는 이들이 더 많아져 주류 소비량이 크게 감소했다"며 "주류업계 전반으로 매출과 영업익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번 일로 타격을 입는 것은 '홈술'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저렴한 수입맥주 대신 국산 주류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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