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1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은 반토막난 반면, 에쓰오일은 증가했다. 실적에 영향을 끼치는 유가와 환율 등 대외변수가 동일하다보니 업계 실적은 통상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재고평가손익' 회계처리 방식이 달라 실적이 상이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3.5% 감소한 3천31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1.9% 증가한 12조4천2억원을, 당기순이익은 55.3% 줄어든 2천115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이들 기업의 실적이 상이한 배경에는 재고평가손익을 산출하는 회계기법 차이 때문이다. 정유사는 원유를 구입한 뒤 통상 2개월간 비축하는데, 유가가 상승하면 싸게 구입해서 비싸게 판매할 수 있어 재고평가이익을 거둔다. SK이노베이션은 총 평균법으로, 에쓰오일은 선입선출법으로 계산한다.
선입선출법은 먼저 구입해 비축된 제품을 먼저 판매하는 방식이며 총 평균법은 매입합계량을 매입수량으로 나눠 단가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즉, 지난해 4분기 유가 급락 시 사들인 원유가 최근 유가급등 시에 판매되는 선입선출법으로 계산될 경우 더 많은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하게 된다.
반면, 총 평균법은 기존 재고와 새로 구입한 물량 가격을 평균으로 내기 때문에 유가급락 시 손실부분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재고와 당기매입 물량을 평균해 당기에 매출원가로 반영하고 남은 재고는 다음달에 반영하기 때문에 일부 재고평가이익이 다음 분기로 이월된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228억원 재고평가손실을, 에쓰오일은 2천억원의 이익을 봤다. 다만 1분기 유가 상승에 대한 수혜를 에쓰오일은 1분기에만, SK이노베이션은 2분기까지 분산해 누릴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성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당초 기대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재고관련 이익 상당부분이 이월됐기 때문"이라며 "재고관련 이익이 3천억원 규모이지만, 영향이 분산됐다. 2분기 정유 부문 재고 이익은 1천9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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