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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신성장사업 '배터리' 놓고 LG-SK 명운 건 소송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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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인력 빼가 기술 유출" vs SK이노 "정당한 영업행위"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LG와 SK가 기업의 명운을 건 소송전에 돌입했다. LG화학이 2차전지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당했다며 SK이노베이션을 미국 법원에 제소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 역시 기업의 정당한 영업활동에 불필요한 문제를 제기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특히 구광모 LG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모두 배터리 사업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선정하고 그룹의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더욱이 피해액이 미래가치까지 포함될 경우 소송 규모는 천문학적으로 커질 전망이어서 LG와 SK는 이번 소송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29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ITC,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Trade Secrets) 침해'로 제소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셀, 팩, 샘플 등 미국 내 수입 금지를 요청과 함께 영업비밀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이 이번 미국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핵심인력의 유출 때문이다. 2차전지 관련 인력이 SK이노베이션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LG화학이 보유한 배터리 기술과 영업비밀이 노출됐다는 것이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76명의 인력이 SK이노베이션으로 옮겨갔다.

LG화학 관계자는 "지금도 SK이노베이션이 핵심기술 유출 우려가 있는 LG화학의 핵심인력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들이 이직 전 회사 시스템에서 개인당 400여건에서 1900여건의 핵심기술 관련 문서를 다운로드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LG화학이 제기한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에 따른 수입금지요청에 대해 ITC가 5월 중 조사개시 결정을 내리면 내년 상반기에 예비판결, 하반기에 최종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SK이노베이션이 패할 경우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배터리 시장 선점에 '적기'를 놓쳐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SK 배터리 시장의 가빠른 성장세, 예고된 전쟁

업계에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에 대해 두 대기업의 치킨게임에 따른 예고된 수순으로 내다보고 있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그룹의 전사적 지원을 바탕으로 배터리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LG화학을 끊임없이 위협해 왔다.

30일 전기차 배터리 시장 분석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순위권 밖이었던 SK이노베이션이 10위로 급부상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성장률은 무려 232.2%로 4위인 LG화학(65.7%)보다 4배 빠른 속도를 기록한 것이다.

더욱이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으로부터 2022년부터 2029년까지 공급할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수주하기도 했다. LG화학은 폭스바겐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해왔던 상황이다. LG화학이 폭스바겐 측에 "SK이노베이션 측과 협력을 계속할 경우 배터리 납품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특히 두 기업의 주력제품은 파우치형 배터리로 경쟁을 펼쳐왔다. LG화학은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서 파우치형 전기차 배터리 수주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최근 미국 조지아주 공장 기공식을 통해 파우치형 배터리를 통해 오는 2023년까지 탑3 업체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포스트 반도체로 지목돼 막대한 투자를 펼쳐왔고 이로 인해 LG화학은 시장을 빼앗겼다"며 "한정된 시장에서 주력 상품이 같은 데다 그룹까지 뛰어들어 치킨게임을 펼쳐오다가 결국 국제 소송전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SK "정상적인 영업활동"…법적 맞대응 예고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이같은 공세에 즉각 반박하며 법적 맞대응을 예고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기업의 정당한 영업활동에 대한 불필요한 문제를 제기했다"며 "국내 이슈를 외국에서 제기함에 따른 국익 훼손 우려 등의 관점에서 유감을 표한다"고 날을 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인력 빼가기 논란에 대해 "SK 배터리 사업은 투명한 공개채용 방식을 통해 국내·외로부터 경력직원을 채용해 오고 있다"며 "경력직으로의 이동은 당연히 처우 개선과 미래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한 이동 인력 당사자 의사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제품력을 기반으로 하여 투명하고 WIN-WIN에 기반한 공정경쟁을 통해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 글로벌 리더들의 SK 배터리 선택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LG화학에서 제기한 이슈들을 명확하게 파악해 필요한 법적인 절차들을 통해 확실하게 소명해 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Top3 배터리 기업이라는 비젼을 달성하기 위해 사업 본연의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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