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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혀지지 않는 ESS 화재사고…결국 배터리업계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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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배터리, '신성장 사업' ESS 시장서 선도국 지위 상실 우려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에 대한 원인규명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내 배터리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신성장 사업으로 꼽히는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서 한국의 '선도국' 지위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월부터 민관 합동 ESS 화재 사고 원인 조사위원회를 꾸려 계속되는 ESS 화재사고의 원인 규명에 나섰지만, 넉 달 동안 단 한 건의 원인도 밝혀내지 못했다. 3월 말로 예정됐던 발표 계획은 오는 6월로 늦춰졌다.

LG의 ESS 모습 [LG]
LG의 ESS 모습 [LG]

앞서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ESS 화재에 따른 인명피해 우려로 다중이용시설 등에 설치된 ESS의 가동 중단을 권고했다. 이에 전국에 설치된 ESS 1천490개 가운데 현재 500여개가 가동 중단됐다. 또 지난달까지 국내 ESS 신규수주는 사실상 '0'에 가까운 상태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분석 및 관련 시험·실증을 진행중에 있으며, 상반기중 화재사고 원인조사 활동을 마치고 그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라며 "정부는 ESS산업 생태계를 조기에 복원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마련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재 원인이 좀처럼 규명되지 않으면서 업계의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LG화학과 삼성SDI 등 주요 ESS 생산 배터리 기업들의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LG화학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무려 57.5% 줄어든 2천754억원, 순이익은 61.7% 감소한 2천11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같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물론 석유화학부문의 부진도 영향이 있지만, 전지부문의 영업이익 적자전환도 영향을 끼쳤다. ESS 설비점검과 가동손실 보상 등 충당금 800억원과 국내 출하 전면 중단에 따른 손실 400억원 등 ESS 관련 기회손실이 1분기에만 1천200억원에 달한다.

삼성SDI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SDI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52.2% 감소한 1천29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천745억원으로 7% 가량 감소했다. 특히 전지사업부문의 매출은 7.9% 감소한 1조7천301억원을 기록하며 규모 역시 줄어들었다.

자동차 전지는 유럽의 전기차(EV) 수요에 맞춰 판매량이 증가했다. 하지만 ESS는 국내 수요 영향으로 판매가 감소했다. ESS 전지매출에서 60% 이상이 국내 시장이다보니 국내 ESS 판매 부진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ESS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 우위' 지위도 위태롭다. ESS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천824MWh에서 2020년 1만5천922MWh까지 증가하며 연평균 13.5%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자칫 ESS 화재 원인 규명이 늦어질 경우 시장 선점의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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