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패스트트랙 정국은 여권에도 후폭풍을 남겼다. 패스트트랙에 태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안,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문무일 검찰총장이 공개 반발한 데 이어 검찰 출신 의원들도 비판적 입장을 내놓으면서 잡음이 불거진 것이다.
문 총장은 최근 대변인을 통해 "형사사법 절차는 반드시 민주적 원리에 의해 작동돼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문 총장의 공개 반발은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그가 지난달 28일부터 오만·우즈베키스탄·내무부·키르기스스탄 대검찰청 방문 차 해외순방 중임에도 입장을 표명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여권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기자들과 만나 "검찰도 정부 조직 중 하나인데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각 정당이 합의한 것을 민주주의 위배라고 비판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선거법, 공수처 설치법, 검·경 수사권 조정법에 대해 얼마든지 논의가 더 필요하고 타당한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계속 밝혔음에도 민주주의에 위배된다는 식으로, 국회법에 따른 절차 자체를 검찰이 부정하는 듯한 것에 대해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당초 9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앞당겨 오는 4일 귀국해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총장이 향후 어떤 입장을 추가로 밝히느냐에 따라 파장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한편 당내에서는 검사 출신인 조응천·금태섭 의원이 '반기'를 든 상태다. 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에서 수사권을 분리하기 위해 시작된 검·경 수사권 조정의 당초 취지와는 정반대로 결론지어진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금 의원은 공수처 신설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선 "우리 당에서 공수처법이나 검·경 수사권 조정에 다른 의견이 당연히 있었다"며 "민주적인 정당에서 당연히 있을 수 있는 문제제기이고 그런 의견까지도 앞으로 충분히 토론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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