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업계의 불황에도 미국 에탄크레커(ECC) 공장 가동을 통해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선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해당 프로젝트를 직접 챙길 정도로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화학부문을 중심으로 한 '뉴롯데' 비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오는 9일(현지시간) 미 루이지애나주 소재 ECC 공장의 준공식을 갖고 상업가동에 들어간다. 신 회장은 준공식에 참석해 사업을 챙기기 위해 전날 출국했다. 신 회장의 롯데케미칼 공장 출장은 3년여만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도 참석한다.
ECC는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을 분해해 화학산업의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설비다. 국내 화학사들은 원유의 부산물인 나프타를 납사크레커(NCC)에 투입해 에틸렌을 만든다. 통상 ECC 원재료인 에탄은 나프타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번 투자에는 총 3조5천200억원이 투입됐다.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해외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또 아시아 석유화학사 최초 북미지역 셰일가스 에탄크레커 사업에 진출하게 되는 것이다. 북미지역에서 저렴한 셰일가스를 원료로 연산 100만톤 규모의 에틸렌과 70만톤의 에틸렌글리콜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5년 약 3조원을 투자해 100만톤 규모의 미국 ECC증설공사에 들어간 롯데케미칼은 향후 ECC공장이 완공되면 연산 450만톤에 달하는 에틸렌 생산능력(글로벌 기업 7위 수준)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투자에는 롯데그룹의 자존심이 달려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신 회장은 글로벌 화학산업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5년간 50조원 중 40%인 20조원을 화학부문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석유화학업황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 예상대로 실적개선이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에틸렌 가격은 지난해 3월 톤당 1천341달러에서 올해 3월 1천21달러로 23.9% 감소했다. 유가가 하락할 경우 나프타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NCC에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가능성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신격호 명예회장이 유통과 식품 등을 통해 그룹의 성장 발판을 만든 것과 달리 신동빈 회장은 화학사업을 키우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업황 및 에틸렌 스프레드가 개선될 경우 롯데케미칼은 막대한 수익성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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