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병언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망령’을 완전히 떨쳐냈다. 15일 하나금융지주는 론스타가 지난 2016년 8월 제기한 중재신청건에 대해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로부터 전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얽히게 된 계기는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나금융은 그해 11월 론스타가 보유하고 있던 외환은행 지분 51.2%를 4조6천888억원에 인수키로 계약했다.
하지만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논란이 일면서 금융당국의 승인이 계속 지연됐고 1년 2개월이 지난 2012년 1월에야 외환은행 지분 매각이 마무리 됐다.
이 과정에서 매매가격을 조정해 최종 인수금액은 당초보다 8천억원 가까이 줄어든 3조9천157억원으로 결정됐다.
2003년 8월 외환은행 지분을 사들인 론스타는 정부의 헐값 매각 논란 등을 일으킨 끝에 8년여 만에 하나금융에 외환은행을 팔고 한국을 떠났다.
이후 론스타는 2012년 11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외환은행 매각 절차를 지연시켜 손해를 본 데다 세금도 부당하게 냈다”고 주장하며 투자자-국가간 소송(ISD)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요구 금액은 46억9천만달러(5조1천억원)에 달했다.
또 2016년 8월에는 느닷없이 하나금융을 상대로 국제중재재판소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당초 손해배상 소송 금액은 5억달러였으나 이후 이자, 원천징수액 등을 합쳐 14억430만달러로 조정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 협상과정에서 매매가를 인하하지 않으면 정부가 매각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협박해 매각가격을 8천억원이나 낮췄다는 게 론스타의 주장이었다.
하나금융은 론스타 소송과 관련, "사실관계나 법적 쟁점을 고려했을 때 패소 가능성은 낮아 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사업보고서에 밝히는 등 그동안 승소를 자신해 왔다.
외환은행 매각가격을 낮춘 것은 양측이 협상을 통해 합의한 것으로 금융당국을 빙자해 압박을 가했다는 주장은 뜬금없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의 손해배상 소송이 '억지'였던 측면이 강했던 만큼 이번 승소가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과 함께 혹시나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졸였던 마음도 홀가분 해진 표정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