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보름을 훌쩍 넘겼다. 여야가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한 채 '네 탓' 공방에 열중하는 사이, 4월 임시국회가 빈손으로 막을 내리고 5월 임시국회 일정 조차 합의하지 못하면서 국회는 끝 모를 침묵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막힌 정국의 해법으로 거론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 대담에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가동과 여야 대표 회담을 제안했다. 여권은 이를 통해 장외로 나간 자유한국당을 국회로 불러들일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문제는 방법론이었다. 여야 간 회담 형식을 놓고 이견이 불거진 것이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과 황교안 대표의 단독 회담을 역제안했다.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에 대해서도 한국당은 자당과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만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는 "5당 대표 회동이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고민정 대변인)며 한국당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물론 5당 대표 회동 후 황 대표와의 일대일 회동 가능성을 흘렸지만, 이는 한국당이 부정적이다.
지난 16일 새로 선출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순차 영수회담을 제안한 데 이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문 대통령에 양보를 촉구하는 등 중재안이 속속 등장했지만 최종 해법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여야의 양보 없는 대치는 감정싸움으로 치달았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장외 집회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 비하 용어인 '문빠', '달창'을 언급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를 두고서는 문 대통령이 직접 "막말과 험한 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며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막말 프레임 씌우기"라고 반발했다.
다른 야당도 막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황 대표를 향해 '사이코패스'라고 비판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한 방송에서 "학술용어이고 언론에서도 사용하는 대중적인 용어"라고 옹호했다.
김현아 한국당 의원이 이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상처가 났는데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 채 방치해 상처가 더 커지는 병이 한센병"이라며 "만약 문 대통령이 본인과 생각이 다른 국민들의 고통을 못 느낀다면 이를 지칭해 의학 용어를 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가 한센병 환자 비하 논란이 일자 고개를 숙였다.
여야 공방이 지리하게 이어지면서 추가경정예산안, 민생법안 등 국회가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만 가고 있다. 국회가 앞으로도 당분간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이들 현안의 장기 표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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