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비공개 전화통화 내용을 외교부 고위 공무원이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유출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5월 하순 방일 직후 한국을 들러 달라"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지만, 강 의원은 "미국 외교 소식통을 통해 파악된 근거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감찰 결과 강 의원에게 통화 내용을 넘겨준 사람은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외교관 A씨로 드러났다. A씨는 강 의원의 고교 후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A씨에 대한 처벌을 예고했다.
논란은 정치권으로 확산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강 의원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국민 알 권리'를 언급, 강 의원을 감싸는 한편 청와대가 감찰 과정에서 외교부 공무원들의 휴대전화를 들여다 본 것은 위법하다고 비판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23일 논평에서 "국가기밀 누설 행위를 배후 조종, 공모한 책임이야말로 엄중히 물어야 한다"며 "이번 행위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를 열고 당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에 대해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며 "우리가 밝혀낸 내용을 살펴보면 결국 이 정권의 굴욕 외교와 국민 선동 실체를 일깨워 준 공익 제보의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 감찰에 대해서도 "공무원에 대한 탄압은 심각한 문제"라며 "당사자의 동의를 받았다지만 의미 없는 형식적 절차였다. 헌법에 명시된 영장주의를 무시하는 불법 감찰"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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