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 금리는 6개월째 제자리걸음을 걷게 됐다. 우울한 경제지표가 이어지면서 금리인하의 가능성마저 거론됐지만 금통위는 일단 관망 태도를 취하며 금리 변화의 바톤을 하반기로 넘겼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하며 한은의 전망과 동떨어지지는 않으리라고 보고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금통위 "소비 완만한 증가세…성장세 회복에 통화정책 완화 유지"
한은 금통위는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올해 네 번째 정례회의를 열고 통화정책방향을 논의한 끝에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금통위를 포함하면 올해 상반기 열린 네 차례 회의에서 모두 동결 결론을 내렸다. 6개월째 동결 '행진'이 이어진 셈이다.
각종 실물지표가 심심한 흐름을 보이면서 경기부양을 목표한 인하 목소리도 나왔지만 금통위는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띄는 만큼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봤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설비 및 건설투자의 조정이 지속되고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1/4분기의 부진에서 다소 회복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며 "앞으로 국내경제의 성장흐름은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되겠지만, 소비가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수출과 설비투자도 하반기에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이어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수의견 나올까…위원회에 쏠린 '눈'
시장에서는 동결을 뚜렷하게 점쳤지만 경기 부양 필요성을 언급하며 소수의견의 가능성을 내다봤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통위 입장을 변화시킬 만한 재료들이 추가된 만큼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7, 8월 금리인하 기대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는 동결되겠지만 소수의견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과 비즈니스 사이클상 같은 위치에 있는 호주 중앙은행은 저물가로 인한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짚었다.
한국과 같이 중국에 경제 의존도가 높은 호주의 통화정책이 인하 방향으로 돌아서면서 국내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통위원 소수의견이 등장한다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장일치 결론이라면 금리 동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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