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이달부터 KB금융과 한화생명, 메리츠화재를 시작으로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가 시행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3일부터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금감원이 여러 차례 보복검사의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보험업계와의 불협화음 끝에 금감원이 꺼내든 카드라는 점에서 금융권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는 첫 타자가 된 KB금융과 보험업계가 어느 수준까지 검사를 받을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KB금융서 출발했지만…보험업계에서 '진가' 발휘할까
금감원이 2015년 폐지한 종합검사를 부활시키며 확정한 종합검사는 유인부합적으로 이뤄진다. 검사가 필요한 금융사만 골라 필요한 항목만 본다는 게 골자다. 종합검사의 핵심 항목은 ▲금융소비자 권익보호 및 금융거래질서 확립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내부통제 ▲금융시스템의 잠재리스크 요인에 대한 선제적 대응 등 세 가지다.
앞서 금감원이 필요한 금융사만 뽑아 살펴보겠다는 단서를 걸면서 선정 금융사들의 부담도 높다. 금감원은 KB금융을 첫 타자로 낙점한 이유로 고객과의 접점이 크다는 점을 꼽았다. 보험업계와 전쟁 선포가 아니냐는 시선에 금감원이 방향키를 잠시 틀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권에서는 한화생명과 메리츠화재가 이르면 오는 중순부터 종합검사를 받는다. 금감원 종합검사의 '진가'는 보험업계 종합검사에서 드러나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삼성생명 등 대형 보험사와의 다툼이 종합검사 부활을 부추겼다는 짐작에서다. 메리츠화재는 영업 확대가. 한화생명은 지급여력(RBC)비율과 자본 건전성 등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KB금융이 금감원 출신 이사를 등용해 외풍에 대응했다는 추론도 나왔다. 국민은행이 지난해 선임한 상임감사와 최근 임명한 신임 사외이사가 금감원의 종합검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추측이다. KB금융과 국민은행은 예측을 부인했지만, 금융권 안팎에서 선임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며 불안감은 가중됐다.
◆정치권, 금감원 종합검사 압박 법안 잇따라 발의
금감원 종합검사는 과거 금융업계의 저승사자로 불릴 만큼 강도가 높았다. 이번 종합검사는 강도와 범위 면에서 상당히 완화됐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다만 금감원 직원들이 금융사에 상주하며 긴 기간 한 금융사를 집중 검토하는 방식은 변함이 없다.
금감원의 해명에도 금융권의 불안이 고조되면서 정치권도 가세하고 나섰다.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금감원을 압박하는 법안을 연달아 발의하는 식이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등은 각각 금감원 종합검사가 시행된 첫날과 한달 전인 6월 3일, 5월 10일에 관련 법안을 내놨다.
김종석 의원은 검사대상 기관을 축소하고 검사 절차를 현행보다 자세히 고지하도록 유도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종합검사 대상을 법률이 정하는 기관으로 좁히고 매년 12월 금감원장이 종합검사 계획을 미리 내도록 했다.
김진태 의원은 종합검사를 최소한을 기준으로 하되 검사를 통지하기 전에도 금융위원회의 허락을 받도록 명시했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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