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새벽 배송 서비스 광풍이 유통업계 전반을 덮치고 있는 가운데 쿠팡과 롯데에 이어 신세계도 본격적 시장 공략에 나선다.
신세계는 SSG닷컴이 2014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NExt Generation Online Store)'를 추가 건설해 배송 효율을 제고하고, 기존 새벽배송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자재를 넘어 자사 유통망을 활용한 신선식품 등 제품군을 확충해 시장을 장악할 계획이다.
SSG닷컴은 25일 오전 9시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신세계그룹 김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에서 간담회를 개최하고, '네오' 확충 계획과 새벽 배송 서비스 시작 등 E커머스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소개했다. SSG닷컴은 오는 27일부터 서울 강서구, 양천구, 동작구, 용산구, 서초구, 강남구 등 10개 구에서 먼저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SSG닷컴 E커머스 사업 중심에 서 있는 '네오'는 지난 2014년 SSG닷컴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다. 중앙관제시스템(ECMS)의 제어에 따르는 322개의 고속 셔틀을 통해 주문에서 배송까지의 전 과정 중 80%를 자동화 공정으로 처리하며, 고객이 필요한 상품을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또 이 과정에서 사람이 일일이 상품을 찾지 않고 상품이 작업자를 찾아가는 GTP(Goods To Person) 시스템, 자동 재고관리 시스템, 콜드 체인 시스템 등이 관여해 제품 신선도와 작업 속도를 높인다.
SSG닷컴 안철민 SCM 운영담당은 "규모의 경제·속도·상품을 중심으로 두고 자동화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교통관제시스템과 어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해 고객·배송기사·회사의 상호 소통이 가능하도록 해 신속하고 신선한 배송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2번째 네오를 의미하는 '네오002'의 입구에서는 십수여 명의 인력이 바쁘게 상품의 유통기한, 신선도 등을 육안 확인한 후 입고시킨다. 입고된 상품은 고객 주문 이후 자동 재고관리 시스템의 332개 '셔틀' 유닛을 통해 꺼내진다. 특히 상품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셔틀'에 사용되는 바구니 전부에 위생 비닐 포장을 실시한다.
꺼내진 상품은 'GTP(Goods To Person) 시스템'을 통해 작업자에게 보내진다. 작업자가 자동으로 전달된 상품 정보와 수량을 확인 후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고객 배송 바구니에 담겨져 본격적 포장 작업에 들어간다. 특히 라면·즉석밥 등의 제품은 별도의 'DPS(Digital Picking System)' 시스템을 통해 더 빠르게 바구니에 담겼다. 이 과정에서의 작업 또한 간단하다. 상품 진열대에 불이 들어오면 바로 옮겨 담기만 하면 작업이 끝난다.
패션 등 회전율이 낮은 상품은 '셔틀'이 아닌 '미니로드'를 통해 관리된다. 322의 유닛이 분당 200m 속도로 부지런히 움직이는 '셔틀'과 달리 '미니로드'는 거대한 창고 내의 진열대가 느리지만 안전하게 상품을 운반한다. 상품이 작업자에게 전달되는 것은 GTP·DPS 시스템과 비슷하게 자동으로 이뤄진다.
'네오002'는 지하 1층, 지상 5층에 연면적 4만3천688m² 규모로 자리잡고 있다. 시간당 처리하는 주문 수는 약 2천여 개며, 가공 식품의 경우 40분이면 모든 배송 준비를 마칠 수 있다. 취급 상품은 5만 개에 달하며 일일 최대 3만1천 개의 상품을 수도권 서부 권역에 공급하고 있다. 2014년 용인에 건설된 '네오001'의 경우 일일 최대 1만3천 개 배송이 가능하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네오002' 옆에 더욱 큰 규모의 '네오003'을 건설 중이다. 지하2층, 지하 5층 규모로 2019년 연말 완공 예정이며 취급 상품은 5만3천 개, 일일 최대 배송수량은 3만5천 개로 서울 서북부 지역 배송을 전담할 방침이다. 또 지난해 무산된 하남온라인센터를 대체할 '네오004'의 부지도 몰색중이다.
최우정 SSG닷컴 대표는 "물류센터가 마치 혐오시설처럼 비춰져 주민들의 반대를 샀지만, '네오'는 B2C물류센터인 만큼 주변 주민들에게 편익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역주민이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자리잡고 싶으며, 인근 거주민이 '네오'를 통해 편리함을 느낄 수 있게 되기 바란다"고 포부를 밝혔다.
SSG닷컴이 이렇듯 '네오' 확충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최근 유통업계 대세로 떠오른 새벽 배송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서다. SSG닷컴은 오는 27일을 기점으로 새벽 배송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주문은 26일 오후 3시 이후부터 가능하며, 한강에 인접한 강서구·양천구·서초구·강남구 등 서울 지역 10개 구를 대상으로 먼저 시작된다.
김예철 SSG닷컴 영업본부장은 "'네오003' 센터가 개설되면 10개 구 이상으로 배송 지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한꺼번에 많은 주문이 들어올 수 있는 지역부터 확장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 쓱배송 침투율이 가장 높은 지역에서 먼저 새벽배송 서비스를 개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연섭 개발담당 상무가 "수도권에 6개, 지방권 대도시급에 5개 정도로 총 11개 이상의 '네오'센터 라인업을 확충할 계획"이라며 "영업 측면을 고려하면 전체 20개 정도가 될 것이고, 5년 내 26만건 정도의 배송 수요를 확보해 배송 시스템을 전국망화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역 거주 고객들은 전날 자정까지 주문을 마치면 다음날 새벽 3시에서 6시 사이에 배송을 받을 수 있다. 배송 가능 상품은 신선식품·유기농 식재료·베이커리·밀키트 등 식품류와 기저귀·분유 등 육아용품에서 반려동물 사료까지 총 1만여 가지다. 특히 신선상품의 경우 마켓컬리와 쿠팡의 로켓배송 프레쉬 등 기존 새벽배송 서비스 대비 2배 이상의 라인업이 확충돼 있다
이들은 '네오002' 3층에 위치한 냉장·냉동식품 보관 공간에서 특별 관리된다. 냉동식품은 영하 25도의 냉동고에서 관리되다가 DPS시스템과 마찬가지로 불이 들어왔을 때 즉시 꺼내져 아이스박스에 투입되고, 바로 포장 절차를 밟는다. 또 과일·채소 등 냉장 상품은 이마트 기준과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된다.
SSG닷컴은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의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피코크와 노브랜드 등 PB상품, 생필품과 다양한 가공 식품들도 모두 새벽 배송으로 판매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 상품군까지 보강해 새벽 배송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안 담당은 "완벽한 콜드체인 시스템과 넓은 상품폭을 가진 만큼 충분히 경쟁력을 가졌다고 자부한다"며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SG닷컴은 또 고객들이 환경오염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포장 부자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서비스를 진행한다. SSG닷컴은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새벽배송용 보랭가방 '알비백' 10만 개를 자체 제작해 고객들이 처음 새벽배송 주문을 넣을 때 제공할 계획이다. 첫 배송 이후 다시 이용할 때 집 앞에 빈 '알비백'을 걸어놓으면 물품 배달시 투입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알비백’을 다시 고객이 다시 사용할 경우 적립금 2천 원을 반환해 주는 등 고객의 지속적 사용도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안 담당은 "'알비백'은 새벽 배송이 100% 비대면 배송이라는 것을 감안해 최대 9시간 동안 보냉력이 유지되도록 했다"며 "재활용 가능한 종이봉투도 사용해 과도한 포장재 없는 친환경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알비백'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SSG닷컴은 새벽 배송 서비스 실시를 기념해 다음달 한 달간 새벽배송 주문 고객 전원을 대상으로 '시저샐러드, 스테이크 밀키트, 후앙베이커리 마늘 바게뜨' 등 30종 이상의 아침 식사용 사은품도 매일 하나씩 증정하는 등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다채로운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최 대표는 "자동화 설비를 갖춘 첨단 물류센터로 배송 효율을 높이고, 신세계그룹의 우수한 상품망을 적극 활용해 온라인 배송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며 "타 업체 대비 2배 이상 많은 신선식품, '알비백'을 통한 친환경 배송 등 차별화 된 새벽 배송 서비스를 선보여 고객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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