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카드사들이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반년 사이 다섯 곳 중 한 곳 꼴로 영업지점이 문을 닫는가 하면, 카드 모집인도 3년 새 절반으로 줄었다. 카드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의 기저엔 결국 '가맹점 수수료 인하'라는 굵직한 이슈가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3일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대면 채널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계 카드사(삼성·현대·롯데·신한·우리·하나·KB국민)의 카드 모집인 숫자는 1만1천856명으로 2016년 말 2만2천872명 대비 3년 반 사이에 48%나 줄었다. 전년 동기(1만5천755명)에 비해선 25% 떨어졌다.
◆모집 비용 줄이는 카드사…모집인은 3년 만에 절반으로 뚝
모집인이 줄면서 덩달아 영업 지점도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영업지점은 카드 모집인들을 지원하는 등 대면 채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7개 카드사의 분기보고서와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 3월말 기준 카드사 영업점포수는 217개로 지난해 말인 270개와 비교해 53개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사들의 비용 감축 현상은 카드비용 추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 비용은 1조2천837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6% 감소했다.
카드 비용에는 모집비용이 주를 차지하며, 회원·가맹점 손실보상수수료, 현금서비스취급수수료 등도 포함된다. 카드사가 카드 모집인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는 건당 15만원에서 20만원 사이인 것으로 알려진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근본 원인…올해 예상 손실 8천억
카드사들의 몸집 줄이기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보전 방안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에 따른 올해 예상 손실은 약 8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몸집 줄이기 이면엔 결국 '가맹점 수수료 인하'라는 근본 원인이 존재한다"며 "영업소가 아무래도 고비용 채널이다보니 가장 먼저 줄어드는 게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대면 채널을 줄이는 대신 인터넷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 등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우리카드는 지난 달 28일 출시한 '카드의정석 제이 쇼핑'의 신청을 자사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만 가능하게 했다.
삼성카드는 '탭탭 오' 시리즈를 디지털신청 전용카드로 운영하고 있으며, KB국민카드의 이지온 시리즈도 모바일로 발급받으면 연회비를 6천원 할인 받을 수 있다.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핀테크 기업을 통해 온라인 등의 비대면을 이용하는 것이 대면 채널보다 운영 비용이 낮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수수료 인상에 따른 비용 절감의 일환으로 영업소와 모집인 감축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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