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후 9시께 일본 출장을 마치고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부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다소 굳은 표정으로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 부회장의 귀국은 당초 예상보다 늦게 진행됐다. 지난 7일 일본으로 출국한 이 부회장은 애초 9일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진행되는 청와대와 30대 그룹 간 간담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청와대 간담회에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을 대신 보내면서까지 일본 출장에 총력을 기울였다.
일본 현지 언론에서는 이 부회장의 11일 귀국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지에 체류하는 동안 이 부회장은 일본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는 물론 일본 대형은행 쪽과도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은 엿새간이나 일본에 머무르며 현지 동향을 살핀 셈이 됐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출장 기간 동안 일본에서 일본 현지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들과 직접 만나 핵심 소재 수급을 타진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 정·재계 인사들과 만나 수출규제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로써는 수출규제 품목으로 지정된 불화수소(에칭가스)·포토레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수적인 품목인 만큼, 제품 수급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난다면 자칫 전체 출하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스미토모화학, 스텔라, 쇼와덴코 등 해당 소재들을 생산하는 일본 업체들과도 접촉했다는 설이 제기된다.
이 부회장이 당장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차원에서의 한일 관계 악화를 더 우려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 부회장은 일본 3대 대형 은행 관계자들과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해 의견을 듣고, 한국 내 반일 감정 고조 등의 분위기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본적으로 이번 수출규제 사태가 정부 간 갈등에서 비롯된 만큼, 이 부회장이 백방으로 뛰더라도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 기업 및 재계가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실제로 구보타 마사카즈 게이단렌(일본 최대 경제단체) 사무총장은 이재용 부회장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귀국 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반기 사업 전략을 전면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귀국 후 경기 화성 반도체 생산라인을 찾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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