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최근 여러 계열사가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휘말리면서 비상에 걸린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 사장들이 기자들의 질문 세례를 피해 올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 참석했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민감한 분위기를 의식한 듯 기자들의 질문 세례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회의에 참석했다.
16일 오전 8시 50분 롯데그룹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찾은 신 회장은 ▲일본 출장 성과 ▲일본과의 가교역할 방안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 등을 질문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로 일관한 채 벤츠 차량에서 내려 회의실로 빠르게 입장했다. 20분 앞서 도착한 이영호 식품BU장 역시 기자단의 질문 모두를 일축한 채 빠른 걸음으로 회의실로 들어갔다.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진행된 식품 BU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는 신 회장과 이 BU장 외에도 남익우 롯데GRS 대표, 조경수 롯데푸드 대표, 김용기 롯데유통사업본부 대표 등 식품 계열사 사장들도 참석했지만, 여러 질문 세례를 의식한 듯 로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기자들을 피해 지하주차장 등 다른 경로로 회의실로 들어갔다.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일본과의 외교 분쟁 및 수출 규제에 대한 입장과 일본에서의 사업적 성과를 식품 계열사 사장단과 공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6일 일본 출장길에 올라 VCM 전날인 15일에 귀국했으며, 출장 기간 동안 일본 4대 은행, 노무라증권 등 롯데와 거래하는 주요 금융권 관계자와 만나 현 상황을 의논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전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끝나는 7월 초 일본 금융사 관계자와 정례적으로 만나 왔다"며 "현 외교 상황에 대해 특별한 의미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퍼지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니클로, 롯데아사히주류 등 기존 불매운동 대상 회사의 지분 절반가량을 롯데그룹이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에 있어 왔던 '국적 논란'이 한일관계 경색과 함께 다시 떠오르는 국면이다. 여기에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함께 롯데 제품들의 '철수'를 논의하겠다며 강경하게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에 직접 연관돼 있진 않지만,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른 유니클로, 무인양품, 아사히 맥주 등 일본 기업과 합작해 선보이는 브랜드가 많아 일본기업 이미지가 더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신 회장이 이번 사장단 회의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분위기는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 하반기 사장단 회의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개최되며, 롯데그룹 각 계열사 대표와 지주사 임원 등 총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첫날인 16일 식품BU를 시작으로 ▲17일 유통BU ▲18일 화학BU ▲19일 호텔BU 순으로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우수 실천 사례가 신 회장에게 보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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