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효원 기자] 코스피지수가 연일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속에 일본의 수출 규제, 또 미국의 한국 개발도상국 지위 제외 주장까지 겹치며 힘이 빠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안한 대외환경 속에서 국내 기업들의 체력도 약화되고 있어 당분간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긴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8%(36.78포인트) 내린 2029.48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 5월29일(2023.32) 이후 두달 만에 최저치다.
최근 국내증시는 미·중 무역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의 수출 규제로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작용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는 8월2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을 ‘화이트국가’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한국을 배제하기로 결정하면 개정령 공포를 통해 8월 하순부터 화이트국가에서 빠지게 된다.
화이트국가는 일본에서 수출규제 및 관리 등에 있어서 신뢰관계가 있다고 인정하는 국가를 분류한 것이다. 한국이 여기서 제외되면 일본기업이 한국에 수출할 때 사무절차 간소화 등의 우대를 받지 못해 개별 품목에서 모두 허가를 따로 받아야 한다.
또 미국도 발목을 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한국과 중국 등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들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하라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농업을 제외한 분야에서 WTO의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고 있는데 만약 개도국에서 제외되면 농산물 분야의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며 "또 미국이 개도국 대우를 중단하거나 WTO를 탈퇴한다면 WTO의 중재가 예전만큼 효력이 없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적도 부진… "대외환경 변화 주목"
불안정한 대외 환경 속에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마저 뒷걸음질 치면서 증시도 둔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대신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이날까지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기업 기준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1.3%포인트 상회한다. 이는 삼성전자가 전망치를 4천억 웃도는 영업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전체 시장 전망치를 4.4%포인트 밑도는 수준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 및 교역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세도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7월 1~20일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수출 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낸 것이 오히려 경기 둔화 장기화 신호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계속되고 반도체 경기와 수출은 꺾였으며 일본의 제재까지 겹쳤다"며 "정부도 이제야 정책스탠스를 수정하며 수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도저히 낙관적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8월 주식시장은 우선 경제 외적변수의 진행상황을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며 "자존감이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한국경제에 유리한 조건으로 바뀌어 갈 때 투자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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