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29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1.78%, 4.00% 급락하는 등 한국 증시의 '나홀로 부진'이 악화일로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는 아시아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낮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대외 리스크에 취약한 한국경제 구조를 국내 증시 디커플링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편집자주]
"악재가 너무 많아 이젠 '저가매수'를 권유하기도 어렵다".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8%(36.78포인트) 내린 2029.48로 마감하며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경제 보복, 국내 기업 실적쇼크란 대내외 악재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한 코스피 디커플링 현상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8%(36.78포인트) 하락한 2029.48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의 연초 대비 상승률은 0.96%에 그쳤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225지수(8.21%), 홍콩H지수(7.19%), 중국상해종합지수(18.1%), 베트남 호치민지수(11.3%)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의 상승폭과 비교하면 가장 부진한 수치다.
미국 증시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며 고공행진이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지수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준 장중 2만7398.68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S&P(스탠더드 앤드 푸어스)500 지수도 지난 26일 3027.98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기술주 중심의 같은 날 나스닥 지수도 8339.64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 무역분쟁 가장 취약 韓증시…구조적 문제
국내 증시의 이 같은 디커플링은 대내외 리스크에 취약한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스트래터지스트는 "한국 경제와 산업구조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무역분쟁과 경기불안에 흔들릴 수 밖에 없다"며 "최근 갖은 대외 악재로 경제의 하방 리스크와 원화 약세압력이 불가피해지면서 코스피의 상대적 부진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국내 증시는 미·중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부진한 흐름을 이어 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갈등이란 불확실성이 코스피를 약세로 이끌고 있다"며 "여기에 한·미 국내총생산(GDP) 내용에서 확인되는 펀더멘탈 역시 디커플링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미국 성장은 대부분 민간 소비에 기인하는데 한국은 정부소비·투자에 의존하고 있어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한국 설비투자 역시 급감 내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어 성장률의 질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투자심리 악화로 이달 코스피 거래대금은 2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시장에서 일 평균 거래대금은 약 4조3천847억원으로 지난 2017년 1월(4조1천117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거래대금 비율이 역사적 바닥권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 반등 동력 부재…디커플링 장기화 우려
문제는 현재 국내 증시의 반등 모멘텀이 마땅치 않단 점이다. 국내 코스피 보유 비중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외국인의 최근 순매수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업종에 국한돼 있다.
오태동 K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이달 코스피에서 1조7천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여기서 전기전자 업종의 순매수 금액이 1조9천억원에 달했다"며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반도체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것이지 한국과 이머징(신흥국) 시장의 비중을 늘리는 차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장 기업의 수익성 악화도 올 하반기 증시 전망을 어둡게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125곳의 총 매출액은 515조9천234억원으로 전년 동기 514조8천28억원보다 0.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 합계는 44조87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9조9천610억원 대비 36.9% 줄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주식시황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 상승동력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금융위기 당시 PBR(주가순자산비율) 밸류에이션 콜이 무색할 지경"이라고 우려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