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담합행위를 한 글로벌 자동차부품 제조사인 미쓰비시전기, 히타치, 덴소, 다이아몬드전기 등 4곳을 적발해 제재 조치했다. 모두 일본 업체다.
4일 공정위는 국내 완성차업체에 자동차부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제조사 4곳의 담합 행위를 적발하고 과징금 92억 원을 부과하고, 이 가운데 2개 사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 글로벌 자동차부품 제조사는 ▲미쓰비시일렉트릭 코퍼레이션(미쓰비시전기) ▲히타치오토모티브시스템즈 주식회사(히타치) ▲덴소코퍼레이션(덴소) ▲다이아몬드전기 주식회사(다이아몬드전기) 등 4곳이다. 이들이 담합한 품목은 자동차 내 발전기인 '얼터네이터'와 자동차용 변압기인 '점화코일'이다.
미쓰비시전기, 히타치, 덴소 등은 얼터네이터 납품 거래처인 완성차업체를 사전에 배분해 나눠먹기 합의를 했다. 히타치는 르노삼성자동차 'QM5'에 들어가는 얼터네이터 기존 납품업체인 미쓰비시전기와 합의해 견적가격을 미쓰비시전기보다 높게 제출했다.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HG', 기아자동차의 'K7 VG' 등에 들어가는 얼터네이터 입찰에서는 미쓰비시전기와 덴소가 납품 거래처를 사전 배분해 낙찰예정자를 덴소로 합의하고 실행했다.
미쓰비시전기, 히타치, 덴소 등은 세계 얼터네이터 시장의 주요 공급자다. 2016년 기준 세계 얼터네이터 시장 점유율은 덴소그룹이 28.9%로 1위, 미쓰비시전기가 14.3%로 3위다. 덴소는 각종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일본 사업자로 현재 토요타자동차그룹 계열회사들이 최대주주다.
다이아몬드전기, 미쓰비시전기, 덴소 등 3개 사는 한국지엠 '말리부'에 들어가는 점화코일의 기존 납품 업체인 덴소의 기득권을 존중하기로 합의했다. 다이아몬드전기는 덴소의 상권을 존중해 입찰을 포기하고 미쓰비시전기는 덴소보다 투찰가격을 높게 제출하는 방법을 실행했다.
덴소는 현재 세계 점화코일 시장 점유율에서도 1위 업체로 2016년 기준 23.8%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다이아몬드전기가 22.4%로 2위, 미쓰비시전기가 7.8%로 5위다. 다이아몬드전기는 일본 오사카에 설립된 회사로 자동차 부품을 제조, 수출·입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4개 사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총 92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4개 사의 담합 효과가 심의일까지 지속돼 계속 부당이익이 발생했기 때문에 과징금은 심의일까지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더불어 미쓰비시전기와 히타치는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 측은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 관련 주요 부품을 대상으로 발생한 국제 담합행위를 엄격히 제재함으로써 소비자 후생과 자동차 산업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담합 건은 공정위를 비롯 EU,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경쟁 당국에서 제재한 일련의 자동차부품 국제담합 건이다"며 "공정위는 앞으로도 주요 경쟁당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담합행위에 대해서는 국적을 불문하고 엄정 제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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