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BMW 차량에서 운행 중 잇따라 엔진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하자,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조사 대상은 BMW 모델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BMW 520d 차량이다.
국토부는 현재 조사 중인 BMW 520d 차량뿐 아니라 다른 모델에 대해서도 시동 꺼짐 현상이 생겼다는 점을 고려해 조사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BMW코리아 측은 엔진 결함보다는 가짜 경유 유통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하고 원인 파악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운행 중 차량 화재로 논란에 휩싸였던 BMW 차량이 이번엔 잇따라 엔진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해 국토부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토부의 BMW 엔진 꺼짐 조사는 올해 초에 시작됐다. 이는 최근 부각된 BMW의 엔진 시동 꺼짐 현상이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문제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BMW AS센터 측과 사고 차주(소비자) 등의 내용을 들어보면 엔진 꺼짐 사고가 난 BMW 차량의 경우 고압연료펌프에서 쇳가루가 돌면서 연료분사 인젝터를 막아 시동이 꺼진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BMW 차량에서 운행 중에 엔진 시동이 꺼지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일단 민원 제기가 많았던 BMW 520d 모델을 중심으로 올해 1월부터 엔진 결함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BMW 520d 차주인 이 모(여·32세)씨는 지난달 23일 서울 한복판에서 엔진이 꺼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씨가 출근길에 5살 아들과 3살 딸을 어린이집에 내려준 후 선정릉역에서 강남구청으로 가는 메인도로에서다. 이 씨는 “BMW 측이 차량 결함을 안정하지 않는 모습에 분노한다”며 국토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현재 국토부의 엔진 꺼짐 조사는 BMW 520d에 집중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다른 BMW 모델에서도 같은 증상이 나오면서 추가 확대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뒷받침 하듯 국토부는 최근 BMW 520d 모델 외 추가로 다른 모델의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국토부의 현장 조사는 인천 송도신도시에 거주하는 김 모(남·45세)씨가 지난해 5월 새로 구입한 BMW X5 3.0d 차량이다. 이 차량은 김 씨가 올해 5월과 7월에 각각 고속도로 주행 중에 엔진이 꺼지는 사고를 당한 모델이다.
국토부가 BMW 차량의 엔진 꺼짐 모델에 본격 조사에 들어가면서 제2의 화재결함 사태로 번질 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BMW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국토부와 함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며 “저품질의 가짜 경유 유통에 따른 고장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또한 “(국토부) 향후 조사에도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리콜이나 차주 보호조치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을 넘어야 한다.
차주가 자동차에 결함이 의심되면 국토부 산하 자동차리콜센터에 신고하고 관련 내용은 다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으로 보내진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공인된 결함조사기관이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의 결함조사 지시를 받는 절차를 밟는다. 결함조사에 들어가 문제가 발견되면 국토부에 보고한 뒤 자동차 리콜 여부를 심사하는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이하 심평위)의 과정을 거친다.
무엇보다 주무부처의 늑장대응이나 은폐를 시도할 땐 사태 해결은 더 지연될 수 있다.
BMW 차량의 화재 결함 리콜 조치 사례에서도 엿보인다. 지난해 5월 감사원이 국토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동차 인증 및 리콜 관리실태’ 감사 결과, BMW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문제점을 최소 2년 전부터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BMW코리아는 경찰로부터 차량 화재와 관련한 은폐 의혹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BMW 화재 결함 은폐 의혹과 관련한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양창균 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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