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인천 송도신도시에 거주하는 김 모(남·45세)씨는 최근 두 달 사이에 두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다. 원인은 지난해 5월 새로 구입한 BMW(모델명 BMW X5 3.0d)가 고속도로 주행 중에 갑자기 엔진이 멈춰서다.
처음 시동 꺼짐 현상은 BMW를 구매한 지 딱 1년이 되던 지난 5월 중순이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판교 방향) 시흥 톨게이트를 빠져나오자마자 1차선에서 차량이 이유 없이 섰다. 다행히 뒤에 바짝 따라오던 차량이 없어 2차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김씨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견인차를 불러 BMW 송도 AS센터에 수리를 맡겼다. 수리 기간은 3주 정도 소요됐다.
김씨는 “사고 이후 AS센터에서 3주간의 수리 동안 연료펌프 등 연료라인을 모두 교체해서 앞으로 같은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믿고 다시 운행을 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달 19일에 또다시 김씨의 차량은 고속도로에서 엔진이 꺼졌다. 경인고속도로 가좌IC 초입에서다. 이번에도 1차선 주행 중에 일어난 멈춤 사고였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당시 퇴근 시간대에 고속도로가 막히면서 큰 사고를 막았다.
3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MW 차량에서 아무런 경고표시 없이 갑자기 멈추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운전자들이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해당 BMW 차량을 수리한 BMW AS센터에서도 원인을 설명하지 못한 채 쉬쉬하는 분위기다.
김 씨는 “한두 달 사이에 고속도로 운행 중에 차량이 갑자기 멈추는 사고를 당하니 더 이상 BMW를 불안해서 못 타겠다”며 “더욱이 차량결함을 놓고 BMW 영업소와 AS센터 간 책임을 떠넘기는 꼴을 보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MW는 사후 대응 과정에서도 김씨를 화나게 만들었다. 김씨는 BMW 차량 멈춤사고로 인해 발생한 비용을 모두 떠안고 있다. 두 번의 견인차 비용뿐만 아니라 AS센터 입고로 차량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 대차서비스를 요청했지만, 묵살된 것. 이에 김씨는 매일 렌트카 비용을 자비로 지불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BMW 차량 시동 꺼짐 현상은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나는 모습이다.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불만 중에는 BMW 차량 시동 꺼짐 현상 사고가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다.
같은 BMW 모델은 아니지만, 이달 18일 국토교통부는 BMW 535i 계열 모델에서 시동꺼짐 현상이 발생해 리콜명령을 내렸다. 리콜대상 차종은 BMW 535i 계열 모델 2671대다. 국토부는 생산 공정상 오류로 시동꺼짐 현상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리콜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 모델은 이미 2016년 같은 사유로 리콜을 시행했으나 최근 결함 가능성이 있는 차량이 추가로 확인돼 BMW가 리콜대상을 확대했다.
김씨는 “BMW 차량에서 유독 많은 시동 꺼짐 현상이 생기고 있다”며 “정부(국토교통부)가 BMW 차량화재 사고 조사 못지않게 모든 BMW 모델을 상대로 엔진 꺼짐 전수조사에 나서 인명사고를 방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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