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된 가운데 일본 수출규제와 내수 침체로 국내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나섰던 기업들의 상장철회가 속출하고 있다. 어렵게 입성한 새내기주들은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한참 밑돌며 패닉에 빠졌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회사인 이시스코스메틱이 이달 20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철회 신고서를 제출한 데 이어 22일에는 모바일 게임 회사인 팡스카이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 올해 코스닥 상장철회 기업…지난해의 2배
아동 콘텐츠 기업인 캐리소프트는 IPO 기자 간담회를 한 지 하루 만인 이달 7일 돌연 공모 계획 철회를 발표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기도 했지만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단 이유가 더 컸다. 캐리소프트의 수요예측이 진행된 이달 5일 코스닥 시장엔 사이드카가 발동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사회적 기업 IPO 1호로 주목 받은 제너럴바이오와 노래방 반주기 제작회사인 금영엔터테인먼트가 상장심사를 포기했다.
이외에도 중국 제약사인 보난자제약과 핀테크 전문회사인 페이게이트 등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미승인되면서 올해 들어 코스닥 상장을 철회한 기업은 12곳에 이르렀다. 전년 동기 코스닥 상장 철회(6곳) 규모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처럼 상장철회가 줄을 잇는 것은 코스닥 지수 600선마저 깨진 하락장에서 기업이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이후 안정적인 주가흐름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때문이다.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 경우 자칫 기업평판만 저해될 수 있다는 인식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일단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면 투자자들 사이에선 공모가가 '비쌌다'란 인식이 강해진다"며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이 일정 가격 이상으론 사지 않게 되면서 주가는 회복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 새내기주도 잇달아 마이너스 수익률…"시장 자체가 악재"
최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IPO 과정에서 높은 공모 경쟁률을 기록하며 희망밴드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결정하고도 상장 후 주가는 잇따라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에 새로 입성한 상장사 47곳 가운데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기업은 무려 20곳에 달한다. 코스닥 신규 상장사의 43%가 공모가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특히 이들 코스닥 기업 주가는 실적이나 펀더멘털에 상관없이 코스닥 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악재에 휘청이는 경향이 짙어 좀처럼 우려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윤상 한국투자증권 스몰캡팀 연구원은 "공모 흥행에 실패한 기업들의 낮은 주가와 최근 불안정한 대외 환경에 따른 지수 하락으로 공모 기업들의 상장 이후 주가수익률이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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