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말보로'의 제조사인 글로벌 담배기업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이 알트리아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궐련형·폐쇄형(CSV) 전자담배가 기존 담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시장 지배력 강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만일 합병이 성사될 경우 2천억 달러(243조 원) 규모의 거대 '담배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28일 외신에 따르면 PMI와 알트리아는 합병에 대한 사전 논의를 진행했다. 두 회사는 1847년 영국에서 세워진 필립모리스가 분사해 세워진 기업들로, 분리 전에는 알트리아 그룹이라는 기업으로 묶여 있었다.
알트리아 그룹은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기업이었으나 지난 2008년 미국 내 규정과 소송 위협 등을 분산시키기 위해 지배구조 변경을 단행했고, 알트리아와 PMI가 각각 미국과 글로벌 시장을 맡는 방식으로 분사했다.
이번 재통합은 일반담배 시장 위축 속 살아남기 위한 합병으로 평가된다. 중국, 러시아 등에서의 시장 축소 움직임과 최근 급속한 성장으로 전자담배가 일반담배 시장을 잠식해 나가는 것이 원인이 됐다. 이에 알트리아는 지난달 '전자담배 증가세가 예상을 크게 웃돌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고, 필립모리스는 이에 앞서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 하기도 했다.
다만 알트리아는 지난해 미국 전자담배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쥴 랩스'에 128억 달러를 투자하며 지분을 확대해 시장 변동에 대한 대비를 진행 중이다.
세계 '담배공룡'들의 이 같은 합병 움직임은 전자담배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2년 전에도 나타난 바 있다. 당시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는 레이놀즈 아메리칸사를 494억 달러에 인수하며 담배 공급업계에 파장을 일으켰으며, 이번 알트리아 재합병 논의도 이 같이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평이다.
PMI와 알트리아의 합병은 두 회사 중 한 쪽에 프리미엄을 주지 않는 '동등 합병'을 조건으로 의논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통상 '동등 합병'은 비슷한 규모의 두 회사가 각사 지분을 포기한 만큼 새 회사가 발행하게 될 주식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합병 비율은 PMI가 59%, 알트리아가 4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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