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금융권을 휩쓸고 있는 이슈인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사태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에 대한 은 후보자의 답변이 청문회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이후 좀처럼 등장하지 못하고 있는 제3 인터넷은행에 대한 이슈도 눈여겨 볼 사안이다.
◆"은행이 DLS 파는 게 맞는지 검토해야…손실 신속히 보상할 것"
최근 금융권을 관통하는 이슈가 DLS인 만큼, 은 후보자에게도 그와 관련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DLS란 금리·환율 등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면 약정한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을 말한다. 최근 논란이 된 상품들은 주로 독일 국채 금리와 연동이 돼있는데, 최근 금리가 떨어지면서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은 후보자는 DLS 사태에 대해 신속하게 손실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사전에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된 인사청문 서면 답변서에 따르면 은 후보자는 "현재 진행 중인 금감원 검사를 통해 사실관계 파악과 철저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라며 "불완전 판매가 확인될 경우 분쟁 조정을 신속히 진행해 적절한 손실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은행이 DLS 같은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은 후보자는 "구조가 복잡하고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파생결합상품이 은행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판매되는 게 바람직한지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며 "금융소비자 보호, 금융상품에 대한 접근성, 해외 사례 등을 균형있게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DLS 사태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키코 사태에 대해선 재조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은 후보자는 "일부 사안은 대법원 판결을 통해 결론이 난 사실이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재조사하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라며 "소송이 제기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선 분쟁조정이 진행 중이므로, 최대한 객관적인 조정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수출 규제조치 금융으로 번져도 대응 가능해"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영향도 중요한 이슈다. 일본은 28일부터 그간 예고해온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단행했다.
최종구 현 금융위원장도 지난 27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앞서 시중 은행장들과 '일본 수출 규제 대응관련 금융권 간담회'를 열어 시장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
최근 지소미아 파기·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등에 따른 금융시장의 영향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은 후보자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따른 피해 분야나 정도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으로, 현재로선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긴 어렵다"며 "다만, 지소미아 종료 후 앞으로 발표될 일본 수출 규제의 내용에 따라 우리 금융과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의 수출 규제가 금융 부문으로 번지더라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은행의 신용도도 높은 만큼 자금의 대체 조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서다.
은 후보자는 "금융 부문의 경우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은데다, 외환건전성도 양호하고 외화보유액도 충분한 상황"이라며 "다만 앞으로도 계속 긴장감을 갖고, 우리 금융에 취약 요인은 없는지 모든 가능성을 짚어보고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피해를 입은 기업에겐 적극적으로 금융 지원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위는 지난 3일 기존 대출·보증 만기 1년 연장, 최대 6조원 신규 자급 공급, 설비투자 연구개발 지원 등 '수출규제 피해기업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은 후보자는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일부 기업들에겐 자금난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금융부문은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라며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하면 이미 발표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필요한 경우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오답노트' 중요…적격성 심사 완화는 '글쎄'
앞선 두 사안이 최근에 불쑥 튀어 나온 이슈라면, 인터넷 전문은행은 금융위원회의 해묵은 과제다. 지난 2017년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출범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뉴페이스'가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토스뱅크(가칭)와 키움뱅크(가칭)가 제3 인터넷 전문은행에 도전했지만, 외부평가위원회의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자금 조달능력과 혁신성이 미흡하다는 평가에서다.
향후 새로운 인터넷 전문은행이 나타나기 위해선 앞선 신청자들의 오답노트를 꼼꼼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은 후보자는 "신규인가가 성공하기 위해선 신청인이 자금 조달 능력과 혁신성 등 인가요건을 구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며 "금융위도 컨설팅 강화, 평가위원회 운영방식을 개선하는 등 내실있는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라고 밝혔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요건 완화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는 견해다. 은행업의 중요도를 감안해 엄격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어서다.
은 후보자는 "현재 다양한 혁신 기업의 진입을 위해 완화하자는 의견과, 은행업인 만큼 오히려 엄격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양립한다"라며 "완화 문제는 입법 과정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카드 수수료 문제·신용정보 규제 등 각 업권의 현안들도 청문회 질문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한편 금융위에 따르면 은 후보자는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금융위원회 각 부서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후, 임시 사무실에서 청문회 준비에 돌입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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