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넥슨이 뒤숭숭하다. 매각 불발 이후 사업 조직을 개편한 데 이어 개발 부문까지 손보고 있는 탓이다.
이에 내부에서는 고용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상황. 여기에 핵심 경영진들까지 퇴사를 확정하면서 여러 잡음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28일 넥슨에 따르면 정상원 신규개발총괄 부사장 및 박지원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GCOO)가 사의를 밝혔다.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넥슨코리아 대표 출신인 정 부사장과 박 GCOO는 넥슨의 핵심 경영진으로 손꼽힌다. 1996년 넥슨에 입사한 정 부사장은 퇴사 후 설립한 띵소프트가 넥슨의 손자회사로 인수되며 복귀했다. 박 GCOO는 2003년 입사했으며, 넥슨 매각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사장의 퇴진에는 '페리아 연대기'의 개발 중단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페리아 연대기는 넥슨의 손자회사이자 개발 스튜디오인 띵소프트가 약 8년간 수백억을 들여 개발해 온 온라인 게임이다. 정 부사장이 띵소프트 대표를 겸직하며 프로젝트를 주도해왔다.
그러나 여러 차례 외부 및 내부 테스트를 진행하며 게임성을 점검한 결과, 페리아 연대기가 이용자를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개발이 중단됐다는 게 넥슨 측 설명이다. 이에 정 부사장의 입지 역시 약화됐다고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이외에도 넥슨은 최근 개발 프로젝트를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마찬가지로 손자회사이자 개발 스튜디오인 넥슨 레드가 진행해 온 '프로젝트 G'의 개발을 중단했다.
넥슨은 앞서 개발 스튜디오 내 프로젝트들도 연달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서비스 중인 게임들도 포함됐다. 내부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임들 중에서 추가적으로 중단되는 프로젝트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현재 넥슨 개발조직은 ▲데브캣 스튜디오 ▲왓 스튜디오 ▲원 스튜디오 ▲띵소프트 ▲넥슨지티 ▲넥슨레드 ▲불리언게임즈 등 7개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내부적으로 고용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산하 넥슨 지회(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에 따르면 이로 인한 전환배치 대상자는 이미 200명을 넘어섰다. 이에 스타팅포인트는 게임업계 노조 최초로 고용안정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내달 3일 진행할 예정이다.
넥슨 노조는 "채용 풀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전환배치자가 급격하게 늘면 전환배치 성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전환배치에 실패한 이들에게 일을 주지 않고 자괴감을 느끼게 해 퇴사하게 하는 것은 결국 자연적인 구조조정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넥슨코리아 관계자는 "별도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넥슨 합류가 예정된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는 아직까지 넥슨에 공식 입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는 허민 대표를 넥슨 경영진에 포함시키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기와 직책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민 대표는 지난 2001년 네오플을 설립해 던전앤파이터를 흥행시킨 뒤 이를 3천800억원에 넥슨에 매각한 인물로, 2010년 위메프를 설립해 현재는 원더홀딩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원더홀딩스는 위메프의 지분 88.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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