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LG화학이 국내 기업 간 배터리 소송으로 국가 배터리 산업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이른바 국익훼손 논란을 정면 반박했다.
자칫 국익훼손 논란이 확산될 땐 정부·정치권 등 외부간섭이 커져 소송을 제대로 준비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LG화학은 10일 언론에 배포한 소송 관련 참고자료를 통해 "폭스바겐이 스웨덴 노스볼트와 전기차 배터리 공장건설을 발표한 데 이어 유럽연합 국가들이 두번째 유럽 배터리 생산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고 있는 것을 두고 국내 업체간 소송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전혀 근거 없는 추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세계 최대 자동차 그룹인 폭스바겐이 최근 스웨덴 신생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오는 2020년부터 독일 잘츠기터에서 공장 건설이 이뤄지며 2023년 말부터 본격 상업생산이 이뤄질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말 SK이노베이션과 기가팩토리 건설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놓고 논의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신생 제조사인 노스볼트가 선정되면서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한 LG화학의 소송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LG화학은 "폭스바겐은 이미 아시아 물량을 가능한 줄이고, 내재화한다는 전략을 발표했고, 노스볼트와의 합작사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라며 "지난해 폭스바겐 CEO인 허버트 디이스는 '아시아 회사들로부터의 의존도를 장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유럽연합 국가들이 유럽 배터리 생산 컨소시엄 구성 움직임에 대해서도 "유럽의 이러한 움직임은 특정 업체에만 의존하는 구조를 탈피하고, 지역 내 생산기지를 확보하면서 자체적인 배터리 공급 솔루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송 여파가 아닌 EU주도의 배터리 내재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폭스바겐은 배터리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여러 배터리 회사와 조인트벤처도 추진하고 있어 국내 배터리 업체와의 조인트벤처 설립도 언제든 가능할 것"이라며 "완성차 업체들이 추진하는 배터리 공급처 다변화 전략을 두고 소송이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추정"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배터리 소송, 국익훼손 보단 국익보호" 역설
LG화학은 중국 배터리업체와의 기술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국익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의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LG화학은 "중국 업체의 약진 및 유럽의 배터리 내재화 등의 흐름 속에서 제품력, 기술력, 원가 경쟁력에서 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라며 "국내 기업 간 문제라고 지식재산권 침해를 문제 삼지 말라면 누구도 먼저 연구개발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LG화학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들의 소송을 국내 업체끼리라는 이유만으로 국익을 해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소송 결과가 나오면 어느 한쪽이 큰 타격을 입기에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는 논리도 맞지 않다. 소송에 대해 불리하다고 판단된다면 당연히 합의를 모색하는 것이 기업의 생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양사는 CEO 회동을 추진하는 등 합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미국 법원이)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면 이를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로 삼으면 되고 잘못이 있다면 이를 인정하고 진지하게 대화하고 정당한 보상을 논의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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