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우리 역시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접히고 있었다. 최근 넥슨 사태만큼 주목받지 못했을 뿐이다." (스마일게이트 노조 집회 입장문 일부)
스마일게이트 노조가 오는 20일 넥슨 노조에 이어 게임업계 노조 차원의 두 번째 집회를 예고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스마일게이트 노사는 중단된 프로젝트 관련 인력들의 전환 배치 문제 등에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
이에 노조 측은 고용 불안 해소를 촉구하고, 포괄임금제 폐지 등 출범 1주년 성과를 자축하고자 집회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스마일게이트에서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6개 프로젝트가 중단, 그동안 약 150명의 전환배치 대상자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1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스마일게이트 지회(스마일게이트 노조) SG길드는 오는 20일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경기도 판교 스마일게이트 캠퍼스 앞 어울공원에서 첫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넥슨 노조를 비롯한 네이버, 카카오 노조 등 화섬노조 내 IT 지회들이 함께한다.
노조 측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집회는 노조 출범 1주년 및 포괄임금제 폐지 등 지난 성과를 자축하고, 지난 1년간 변하지 않은 '고용 불안'을 말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근 넥슨 사태만큼 주목받지 못했을 뿐 스마일게이트에서도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총 6개의 프로젝트가 접혔고, 관련 인원만 약 150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원치 않은 퇴사를 해야 했고, 정규직임에도 철저히 개인의 능력으로 전배의 벽을 뚫어야 했으며, 그 기회를 스스로 만들지 못하면 퇴사를 종용받거나 지원조직으로 가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의 모든 권한을 갖고 중단을 결정한 경영진은 아무 책임을 지지 않았다"며 "또 지원조직을 선택한 이들에겐 '직무변경 동의'를 대신한 짧은 설명을 통해 경력과 무관한 업무가 부여됐다"고 덧붙였다.
◆"단체협약 불이행" vs "적법"…노사 입장차 '팽팽'
다만 스마일게이트 노사는 현재 이와 관련한 이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이를 두고 "단체협약 합의사항 불이행 및 취지 훼손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측은 "적법한 조치"라 맞서고 있다.
노조 측이 공개한 공문에 따르면 노사 간 입장차는 지난 7월 프로젝트 중단 이후 전환배치 대상자가 된 인력들과 기존 대상자 등이 신설된 지원 부서인 '리소스지원팀'으로 발령받는 과정에서 심화됐다.
당시 노조 측은 공문을 통해 "사전협의 없이 노조 측 간부를 전배하는 것과 더불어 당사자 의사와 무관하게 직무와 무관한 리소스지원팀으로 강제적인 인사발령을 내는 것은 노사 간 단체협약 합의사항의 불이행이자 취지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사측은 "인사발령 이전 노사가 충분히 협의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등 사전 협의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이는 단체협약에 따른 적법한 인사처분"이라며 "리소스지원팀 발령 건 역시 발령 전 해당자들과 면담을 거치는 등 절차를 준수했기 때문에 단체협약에 위배되는 부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당시 논의는 중간 상황 전달 수준이었다"며 "개발자의 경력단절 및 조직의 업무 진행 방식 설명 부족의 문제, 전환배치 대상자의 전공·경력·의사 등을 무시한 처사 등을 사측에 지적한 것이었을 뿐이지 협의가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반면 사측은 "최종 단협 조항을 놓고 볼 때, 노사는 기존 부서로의 강제 배치의 물리적 한계를 인식, 장기간의 직무 대기상태를 방지하는 것에 합의했고, 회사는 구체적인 계획을 사전 수립해 개인 면담 강화, 전배 기회 확대, 안정적 직무 편성 등을 위해 노력했다"며 "이는 새로운 과업 수행의 절차적 요건에 대한 오해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은 사측과 더이상 입장차를 좁히기 힘들다고 판단, 집회 준비에 돌입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집회를 기점으로는 사측과의 소통을 확대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측은 "스마일게이트의 고용 불안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 SG길드는 실패의 모든 책임을 아래로 전가하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프로젝트의 실패가 사람의 실패가 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넥슨 지회가 판교에 어렵게 피어 올린 고용 안정이라는 불꽃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그 뜻을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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