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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갈등 속…中,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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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YMTC 등 주요 업체, 최근 잇따라 신기술 개발 '공언'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최근 들어 기술 개발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일본의 반도체 소재 3종 수출규제 여파로 골머리를 앓는 동안, 중국 업체들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기존에 해 왔던 반도체 기술 추격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는 구도다.

23일 업계와 현지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영기업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지난 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차이나 플래시 마켓 서밋'에서 올 연말까지 8Gb(기가비트) DDR4 D램 및 LPDDR4 D램을 양산할 예정이다.

CXMT는 지난 2016년부터 중국 허베이시 등의 지원을 받아 D램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해당 프로젝트의 총 투자액은 1천500억위안(한화 약 25조2천억원)에 달한다. CXMT는 해당 D램 제조에 20나노미터(nm) 이하 공정을 사용할 예정이다. 향후 EUV(극자외선)·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 등 차세대 공정 기술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도 밝혔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DDR5 D램의 모습. 중국 업체들은 아직 해당 D램 개발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출처=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DDR5 D램의 모습. 중국 업체들은 아직 해당 D램 개발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출처=SK하이닉스]

앞서 지난 2일 중국 칭화유니그룹 산하의 낸드플래시 제조사인 YMTC(창장메모리)는 회사 홈페이지를 통하 64단 3D 낸드 바탕의 256GB(기가바이트)급 낸드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당초 연말 양산 계획이 앞당겨진 셈이다. YMTC는 해당 낸드에 자사의 '엑스태킹(Xtacking)' 아키텍처가 적용됐으며, 이를 토대로 자사의 64단 3D 낸드가 타사 동급 제품인 64단·72단보다 밀집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YMTC는 96단 낸드 생산을 건너뛰고 내년 중 바로 128단으로 넘어가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전세계적으로 120단(6세대급) 낸드를 양산 중인 곳은 지난 6월부터 128단 1Tb TLC(트리플레벨셀) 4D 낸드를 양산한 SK하이닉스, 지난 8월 128단 256Gb 3비트 낸드를 양산 개시한 삼성전자가 있다. 미국 마이크론과 일본 도시바의 경우 현재 96단(5세대) 낸드를 양산 중이다. 예정대로 YMTC가 128단 낸드를 생산한다면 국내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크게 줄이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YMTC는 올해 안으로 충칭에 D램 생산 공장을 착공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12인치 D램 웨이퍼를 생산할 예정으로, 적어도 오는 2021년에는 양산을 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빠른 기술개발을 위한 중국 업체들의 경력직 모집도 활발하다.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최근 채용 공고를 통해 EUV 경력이 있는 경력직 채용에 나섰다. 노광 공정용 마스크(레티클) 전문가 채용 공고를 통해 EUV를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모습이다. 중국 푸젠진화는 지난 상반기 낸 경력직 공고에서 '10년 이상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력자'를 경력 요건으로 언급했다.

이미 중국 업체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막대한 자본금을 통해 빠르게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미국 등의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 왔다. 여기에 최근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이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부품·소재 등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면서 중국 일부 업체들이 차세대 반도체 공정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터라 더욱 반도체 국산화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중국의 빠른 기술 개발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우선 아직 중국의 반도체 기술개발이 국내 업체에 직접적으로 위협은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년 전 칭화유니가 낸드 팹 3개에 3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시제품조차 제대로 양산하지 못하고 있다"며 "D램 양산은 낸드보다 난도가 더 높은데, 중국에서 글로벌 업체와 경쟁할 만한 D램 기술을 확보하려면 최소 5년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들어 국내 업체가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기술격차가 2~3년 이상 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이 적극적으로 경력직을 충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는 것도 사실"이라며 "중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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