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알뜰폰(MVNO) 업계 5세대 통신(5G) 경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이 LG유플러스의 망을 빌려 내달 알뜰폰 첫 5G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SK텔레콤과 KT도 5G 도매 제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단말 수급 등이 어려워 기대만큼 알뜰폰 5G 경쟁이 본격화 될지는 미지수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는 이동통신 도매제공 관련 고시를 개정해 이동통신사의 5G 알뜰폰 도매제공을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동통신 1위로 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에 도매제공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운영해 왔다. 이는 지난 22일로 일몰됐으나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 현재 도매제공의무제도를 연장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SK텔레콤의 도매대가 수준이 정해지면 KT와 LG유플러스도 이를 기준으로 유사한 수준의 도매대가를 정하는 식이다.
종량제 방식 도매대가는 정부가 직접, 수익배분방식(RS) 도매대가는 SK텔레콤과 알뜰폰 사업자의 협상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정한다. 통상 도매대가는 매년 인하되는 추세다.
이번 정부 활성화 방안에 맞춰 이통3사는 원한다면 올해 5G 망의 도매제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당장 KB국민은행이 LG유플러스 망을 빌려, 내달 '리브 엠(Liiv M)' 5G 요금제를 출시, 본격적인 5G 알뜰폰 경쟁에 나선다.
하지만 다른 알뜰폰 사업자들도 5G 요금제 출시에 적극 나설지는 미지수다.
당장 고가의 5G 단말 수급 등이 걸림돌로 꼽힌다. 알뜰폰 업체는 가입자 규모가 작아 이통사보다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한 협상력이 작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수량의 단말을 구하더라도 이통사처럼 수십만원의 지원금을 고객에게 제공하기에 한계가 있다.
4월 상용화된 이통3사의 5G 가입자는 3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지만, 서비스보다는 이통사간 다량의 단말 지원금으로 유치전을 벌인 결과이기도 하다. 단말 지원금이 없다면 고가의 단말 구매 부담으로 5G 알뜰폰을 쓸 유인이 적다.
알뜰통신사업자협회 관계자는 "아직까지 KB국민은행을 제외하고는 5G 알뜰폰 출시 의사를 밝힌 사업자는 없다"며, "대기업 계열사나 후불가입자가 많은 대형사업자 외 출시 의사가 있는 사업자는 없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통사의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시영 LG유플러스 MVNO해외서비스담당은 24일 알뜰폰 상생안 발표 때 "5G는 신상품이기에 도매대가가 비쌀 수밖에 없고, 중고단말도 없어 이용자의 단말 수급도 어려운 편이다"라며, "도매제공을 하더라도 실제 판매할 수 있는 사업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5G 알뜰폰이 LTE 스마트폰과 큰 차이가 없는 점도 출시를 서두를 필요가 없는 요인. 매년 정부가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를 유도하는 상황에서 5G 투자 및 비용부담이 큰 이통사로서는 도매대가를 크게 낮추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5G 도매제공을 개시를 계기로 알뜰폰 사업자가 설비를 보유하는 '풀MVNO'가 등장해 시장의 판도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통사와 알뜰폰 사업자의 중간에서 다양한 요금상품을 설계하고 유통하는 역할을 한다. 핸드셋 위주의 재판매에서 벗어나 사물인터넷(IoT)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필수로 꼽힌다.
강홍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통신 외 다른 산업에서 활동하는 시스템통합(SI) 능력이 있는 사업자가 나타나 이동통신의 무선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기존 산업을 고도화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가야 할 것"이라며, "과기정통부가 주도하기보다는 타 산업관련 부처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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