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올해 국정감사 시즌이 도래한 가운데 증권가가 뒤숭숭한 분위기다. 수천억원대 손실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가 있기까지 제대로 된 리스크 검증을 하지 않고 은행에 판매를 제안한 게 이들 증권사인 데다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사모펀드 이슈와도 얽혀 있어 꽤 강도 높은 국감을 치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45개 기관을 대상으로 올해 국감을 실시한다. 금융투자업권과 관련해서는 4일과 8일 각각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감이 예정돼 있다. 이어 15일에는 증권 유관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이 국감을 앞두고 있다. 종합국감은 21일이다.
이번 국감에서 가장 큰 관심이 모아지는 건 최근 금융권을 패닉에 빠뜨린 대규모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다. 문제의 중심엔 은행이 있지만 증권사들도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해당 DLF에 편입된 파생결합증권(DLS)을 발행하고 은행에 판매 제안까지 했기 때문이다.
현재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엔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펀드와 공모 규제를 피하기 위한 일명 '쪼개기 판매' 의혹이 한창이다.
실제로 전일 금감원이 발표한 '주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검사 중간 결과'에서도 증권사가 공모를 사모로 쪼개기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편입 자산이나 운용방식이 동일한 DLF 여러 개에 대해 일부 조건만 달리 해 반복 설정하는 등 시리즈로 펀드를 운용했단 의심이다.
독일국채 DLS를 발행한 한 증권사의 경우 가격 적정성을 별도로 검증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금감원 검사 결과 이 증권사는 자체 평가나 외부기관 평가서도 없이 해당 DLS를 발행해 은행에서 팔도록 했다. 또 내부 리스크관리 부서에서 원금손실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이를 무시하고 DLS를 발행한 사례도 나왔다.
이 때문에 이번 국감에서는 이들 고위험 파생상품에 대한 금융당국의 사전감독이 적절했는지, 사후규제는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 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 여야가 여전히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사모펀드 이슈로 정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서도 많은 질의가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포함한 다수 의원들은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을 이번 국감의 증인으로 출석 요청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엔 조국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을 관리한 프라이빗뱅커(PB)가 소속돼 있다. 이 증권사 영등포PB센터는 지난달 검찰의 압수수색도 받았다. 현재 검찰은 이 직원의 개인 PC와 조 장관 가족 재산 관련 자료를 확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파생상품 손실 사태도 업계에는 크게 다가오는 부분이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번 국감이 여야의 힘겨루기 장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본다"며 "공매도 제도 등 자본시장 이슈가 정쟁에 묻히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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