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하늘을 나는 교통수단을 상용화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교통체증 등 도시 문제를 겪고 있는 전 세계 메가시티화와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완성차 시장의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하늘을 나는 교통수단인 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한창이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는 PAV(Personal Air Vehicle·개인항공기),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전기수직이착륙), 에어택시(air taxi), 드론 등이 해당하는데 항공기와 달리 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아우디는 지난해 유럽의 항공기 제작회사 에어버스와 함께 에어택시 실험에 성공한 바 있는데, 온디맨드 기반의 헬리콥터 예약 플랫폼을 제공하는 플라잉택시 서비스 기업 '붐'으로 두바이 시에서 시범 운행 중이다. 에어버스는 이미 2018년 에어택시 '바하나'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는데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상용화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독일 다임러그룹도 독일 항공기 제작 스타트업인 '볼로콥터'와 함께 지난 9월 에어택시 시범 비행을 진행했다. 향후 3년 내 도심에서 에어택시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인 토요타는 2017년 플라잉카 스타트업 '카티베이터'에 투자한 바 있는데, 2020년 도쿄올림픽 전까지 플라잉카를 상용화해 올림픽 성화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9월 30일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UAM(Urban Air Mobility) 사업부'를 신설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 출신 신재원 박사를 사업부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완성차업계가 하늘을 나는 교통수단을 상용화하기 위해 시장에 뛰어든 것은 전 세계 메가시티화(Mega-Urbanization·인구1000만명 이상 도시 확산)와 관련한다. 메가시티화로 도시 거주자들의 이동 효율성을 떨어지고 물류 운송비용 등 사회적 비용이 증가해서다.
박형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오늘날 인류의 도시 거주 비중은 전체 인구의 55%를 넘어섰고 2050년이 되면 6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메가시티의 경우 출퇴근 시간이 100분을 넘어설 정도로 교통정체가 심각하고 주차공간이 도시 면적의 30%를 차지해 주차불편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가시티화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 판매 부진 원인 가운데 하나로도 지적되고 있다. 사람들이 도시로 모여들면서 자동차 소유가 불편해져서다. 결국 완성차업계는 구조조정을 통해 미래 기술에 투자하는 등 체질을 개선할 수밖에 없는데, 이에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공중비행으로 교통체증을 유발하지 않고 수직이착륙을 활용해 활주로 없이도 도심 내 이동이 가능해서다.
시장 잠재력도 크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40년까지 글로벌 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장은 1조5천 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르쉐 컨설팅은 2035년 에어택시 시장은 약 35조 원, 여기에 제반서비스를 모두 합하면 약 80조 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버가 에어택시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하고 있는 것이 규제와 인증 도입, 관제시스템 신설, 배터리 기술 발전, 안전향상, 소음저감, 대중수용도 제고, 이착륙 인프라 확충, 조종사 훈련 등이다. 여기에 더해 급격한 날씨 변동 등 다양한 환경에서 안전이 보장될 수 있어야 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어택시가 상용화하기까지는 기술도 관건이지만 규제, 인프라 등 제반 여건이 받쳐줘야 한다"며 "제반 여건 조성은 대중인식이 중요하고 초기 기술은 안전우려를 감안해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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