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외교부는 왜 게임산업이 이렇게까지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중국 현지에서 고통당하는데도 아무런 관심이 없는지 묻고 싶다. 대한민국 외교부의 심각한 무능함과 무책임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국 판호 문제와 게임 저작권 보호,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7차 국회정책토론회의 기조 발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판호란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에서 게임의 출판 및 운영을 허가하기 위해 발급하는 승인번호를 뜻한다. 중국 자국 게임사를 대상으로 하는 내자 판호와 해외 게임사 대상으로 한 외자 판호로 나뉜다.
국내 게임업계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 사태가 심화된 지난 2017년 초부터 현재까지 2년여간 외자 판호를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수출길은 사실상 차단된 상태다.
판호 발급이 막히기 이전인 2016년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액이 1조2천950억원 가량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게임사들은 1조원대 시장을 잃은 셈이다.
이와 관련 위 의장은 "2017년 사드 사태를 빌미로 현재까지 국내 게임을 대상으로 한 외자판호 발급 건수가 0건이라는 점을 한국 정부는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반은 물론이거니와 그 이전인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 담당 부처인 외교부의 판호 관련 항의는 없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위 의장은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중국에 문제 제기 등을 시도하기 전까지 한국 정부의 항의는 전무했던 상황"이라며 "특히 외교부가 게임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체부의 경우에는 최근 박양우 장관이 한·중·일 3개국 문화 관광 장관회의에서 판호 문제를 중국 측과 이야기하는 등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외교부 및 주중대사 등이 판호 이슈 해결을 위해 나선 사례는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위 의장은 "그러던 와중, 중국 게임 판호 관할이 문화부에서 공산당 선전부로 이관되면서 판호 문제는 더욱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과거에 미리 대응했으면 이날 이런 토론회가 아닌 발전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얘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위 의장은 지금이라도 정부가 판호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위 의장은 "한국 정부 차원에서 문제제기를 이어가지 않으면 판호 이슈를 중국에 어필하기 곤란해질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외교부가 판호 문제를 중요 아젠다로 인식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체부에 대해서는 "현재 액티브하게 방향을 잡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문체부가 외교부를 푸시해 판호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기대를 걸었다.
아울러 그는 민간과 정부의 공조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정부가 나서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학계 등 민간이 중심이 돼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꾸준히 이슈화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현환 문체부 콘텐츠 국장은 "현재 박양우 장관이 게임 쪽에 관심을 많이 갖고 여러 제도 개선 등에 나서고 있다"며 "그중 가장 중요한 게 판호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외교부 등 정부 기관 간 고위급 인사들과 소통하며 방향성을 찾고 있는데, 이를 더 강화하고, 외교부와의 협업 및 자리 마련 등도 고려하겠다"면서 "민간 등과의 소통에 대해서도 더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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