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일상 생활에서 카드 결제가 보편화됐지만 보험료 납부에서 만큼은 예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은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카드 납부를 기피하고 있어 소비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손해보험사보다는 생명보험사에서 이와 같은 경향이 더욱 짙었다.
대형 생보사의 경우 삼성생명은 삼성카드로만 보험료를 결제할 수 있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아예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이 밖에 ABL·KDB·푸르덴셜·오렌지라이프·IBK국민연금·교보라이프플래닛 등도 카드납부를 받지 않고 있다.
카드납 지수는 전체 수입보험료 중에서 카드 결제 수입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수치가 높으면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낸 고객이 많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편의를 위해 보험료 카드납부를 독려해왔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4월부터 각 보험협회 공시를 통해 보험사별 카드납 지수를 공개하도록 했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취임 이후 보험사들로 하여금 보험료 카드납부를 확대할 것을 강력히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생보사의 카드납 지수는 오히려 전년 동기(4.1%)보다 하락했다.
손보사는 생보사에 비해 비교적 카드납 지수가 높았다. 손보사들의 지난 2분기 카드납지수는 14.9%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13.2%에 비해 개선됐다. 자동차보험은 69.1%였고, 보장성보험 12.8%, 저축성보험 5.2%였다.
보험사들이 보험료 카드 납부를 꺼리는 것은 카드 수수료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카드납부로 인한 수수료는 보험사가 모두 떠안는다. 현재 보험사들의 카드수수료율은 2% 초반 수준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보험사들에겐 큰 비용이다.
생보사들은 판매하고 있는 보험 상품의 특성으로 인해 카드납부를 더욱 꺼리고 있다. 생명보험 상품은 보험료 납입 기간이 길기 때문에 매월 발생하는 카드 수수료 부담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반면 손보사 자동차보험의 경우에는 1년에 한 번 보험료를 납부하기에 비교적 부담이 덜하다.
보험사들은 카드 납부 정착을 위해서는 현재 2%대 초반인 카드 수수료율을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수익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보험사의 요구대로 인하할 경우 원가도 되지 않고,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실적 부진을 겪으며 역성장에 대한 우려까지 있는 상황에서 보험료 카드 납부로 인한 수수료 부담까지 짊어질 여력이 없다"며 "또한 보험의 원리를 따져봐도 신용을 빌려 보험료를 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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