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네이버가 지난해 상반기 '미투(Me too)' 영향으로 예년보다 많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를 삭제(노출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2018년 상반기(2017년 12월~2018년 5월) '네이버 노출제외 검색어'에 대한 검증보고서를 발표했다.
KISO 검색어검증위원회는 2012년부터 네이버 검색어 서비스 운영의 적절성, 타당성 등을 검증해왔다.
검증기간 네이버가 노출제외한 실검은 1천73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하반기(2017년 6월~11월) 1천186건, 2017년 상반기(2016년12월~2017년5월) 1천144건, 2016년 하반기(2016년 6월~11월) 1천183건을 웃도는 수준. 지난해 상반기와 2017년 상반기를 비교하면 약 52% 늘었다.
네이버는 개인정보, 명예훼손, 불법·범죄, 상업적·의도적 악용, 서비스 품질 저해, 성인·음란성 키워드, 유사 키워드 등을 실검 노출 제외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 상반기 네이버에서 삭제된 실검이 늘어난 것은 미투 영향으로 명예훼손에 해당될 수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삭제된 실검에서 명예훼손 문제로 제외된 건수는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 하반기까지 5%대 수준에서, 지난해 상반기엔 10%를 넘어섰다.
KISO는 미투 피해자 관련 검색어 삭제는 적절했지만, 가해자 관련해서는 객관적인 기준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KISO는 "해당 기간 '미투' 등 사회적 이슈가 검색어를 통해 노출되면서 예년에 비해 명예훼손 관련 노출제외가 많았다"며 "전체적으로 미투 관련 피해자 정보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명예훼손 등으로 노출이 제외되는 것은 적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투의 명백한 가해자로 언론이 확인하는 과정에서 실시간 검색어 생성, 노출제외, 노출제외 철회가 이뤄졌다"며 "다만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실검 생성 및 노출제외 그리고 노출제외 철회에 대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기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ISO는 네이버가 언론 비실명·실명 보도에 따라 실검 노출을 제외하는 등 원칙을 지켰다고 평가했다. 다만 몇몇 사례(한XX 신부, 김XX, 방XX 등)에선 언론이 실명보도를 했지만 노출이 재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네이버 측은 "실명보도 확인 후 노출제외를 철회하더라도 그 당시의 검색량 상승폭이 실검 차트에 진입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면, 즉 다른 검색어 검색량 상승폭이 더 높다면 노출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네이버는 이같이 실검의 투명성을 위해 검색어와 관련된 데이터를 검증위원회에 넘기고 위원회 외부 위원들은 데이터를 분석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포털 실검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네티즌의 지지, 반대 실검 올리기 탓에 국정감사에서 실검 폐지 주장까지 나왔다.
이에따라 네이버는 실검 개편에 착수했다. 우선 이날 모바일에 로그인한 이용자는 동일 연령대의 실검 순위를 먼저 보여주는 방식으로 실검 서비스를 개편했다. 그러나 로그인 하지 않는 이용자는 여전히 전체 실검이 먼저 보이고, PC 첫 화면에도 노출되기 때문에 실검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개인에게 맞는 형태로 실검을 개편해 제공할 예정"이라며 "더 나은 실검 서비스를 위한 기술을 개발해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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