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중국 정부가 내년 배터리 보조금 완전폐지를 앞두고 단계적 축소를 진행하면서 배터리 업계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중국 정부의 보호주의 속 경쟁력을 유지해온 중소 배터리업계가 경영난에 처한 것이다. 재무적 부담을 지면서까지 중국 내 투자를 펼쳐온 국내 배터리업계에 기회가 올지 관심이 쏠린다.
4일 배터리 시장분석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4.4GWh로 전년 동월 대비 30.7%나 급감했다. 지난 8월 15.5% 감소한 데 이어 두번째 역성장했다. 배터리 사용량이 감소한 것은 2017년 1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감소가 가장 두드러졌다. 중국 PHEV 배터리 사용량은 0.1GWh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0.4% 감소했다. 순수전기차(BEV) 판매량 역시 27.9% 감소한 4.2GHw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동안 세자리 수 성장세를 기록한 중국 배터리 시장 내 지각변동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늘려온 중국 배터리 업계 내 생산중단, 파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옵티멈나노에너지가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이 회사는 CATL과 BYD에 이어 3위를 기록한 중견업체다.
업계 10위인 난징인롱뉴에너지도 경영난으로 생산설비를 압류당했으며, 또다른 중국 전기차 기업인 루그로우 역시 파산을 선언했다.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과다하게 의존해온 업체들이 갑작스런 지급 규모 축소로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됐으며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파산에 이르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보조금 차별을 겪어온 국내 배터리업계에 기회가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8월 기준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는 일제히 선전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3사 시장점유율은 7.4%P 증가한 18.8%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시장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만큼 향후 배터리 탑(Top) 5위 내의 업체만 생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LG화학은 시장점유율 3위, 삼성SDI는 6위, SK이노베이션은 9위를 각각 기록 중이다.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이 1~2위를 다투고 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중국 정부 당국의 보조금 축소 조치와 경기침체 확산 등으로 현지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한 것이 사용량 감소로 이어졌다"며 "미국 시장도 흔들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시장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면밀하게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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