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삼성중공업이 3분기 드릴십 계약취소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 등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2.5배, 순이익은 7배 넘게 적자폭이 확대됐다. 이로써 8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가게 됐다. 다만 미인도 드릴십 리스크는 3분기에 완전히 해소되면서 내년께 실적개선 가능성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8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9천646억원, 영업이익 적자 3천12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145.1% 감소했다. 순이익도 626.3%감소한 5천83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이 증가한 배경에는 안정적인 수주잔고에 따른 영업활동 때문이다. 해양 건조물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2017년 이후 수주한 상선의 건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초에 공시한 올해 매출 7조 1천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큰 폭의 실적부진을 기록했다. ▲드릴십 계약 취소에 따른 대손충당금, 장부가치 감액손실 등 드릴십 관련비용(2천600억원)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일시금 지급(400억원) 등이 일시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말 트랜스오션과 드릴십 2척에 대한 선박건조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트랜스오션 측이 드릴십 2척을 포기한다고 발표한지 한달만이다. 두 선박의 계약가는 각각 7억2천만 달러(약 8천600억원)와 7억1천만 달러(8천480억원) 등 총 14억3천만 달러다.
선수금 전액을 돌려받았지만, 드릴십 인도가 취소되면서 나머지 계약금 9억1천만 달러(1조870억원)는 받지 못하게 됐다. 통상 조선사는 수주 계약해지가 발생할 경우 기존 선수금을 몰취하고 해당 선박을 매각해 손실을 보전한다. 선수금과 선박의 가치가 계약금에 부족한 만큼 충당금을 설정한다.
업계에서는 재고자산의 공정가치를 60%로 가정해 충당금을 대략 1천600억원 안팎으로 추정했다. 삼성중공업은 여기에 미인도된 드릴십 2척에 대한 유지비용과 감액손실 등을 총 반영해 2천6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PDC, Seadrill 등 드릴십 선물환 평가 손실 등 1천250억원, 미국 법무부의 드릴십 중개수수료 조사 종결 합의 예상에 따른 지출로 충당부채 약 900억원이 영업외 비용으로 반영되면서 세전이익은 적자 5천87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번 3분기에 드릴십 미인도 이슈를 실적에 완전히 반영함으로써 향후 경영 리스크를 제거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현재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는 지난 9월 말 기준 204억달러(42억불)로 조선업계에서 가장 양호한 실적이며 올해 수주목표 달성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분기 해양설비에 선 투입된 원가 정산 합의로 발생한 이익 350억원을 포함해 비경상적 요인을 모두 제외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적자 380억원 수준"이라며 "드릴십 관련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지만 이는 장부가치 감액에 따른 것으로 자금상 지출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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