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항공업계의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 대한항공을 제외한 국적 항공사들이 모두 적자 전환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4분기도 실적 전망이 좋지 않아 우울한 하반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티웨이항공을 시작으로 14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상장 항공사들이 실적을 발표했다. 이 중 대한항공을 제외한 5개 항공사 모두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 역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3분기 1천179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70% 급감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1천776억 원)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의 경우 시장에서 각각 326억 원, 19억 원의 영업익을 예상한 것과 달리 적자 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570억 원, 에어부산은 19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당초 예상했던 대로 적자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174억 원, 진에어는 131억 원, 티웨이항공은 10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큰 폭의 손실이다.
항공업계에서는 한일 관계 악화와 미중 무역 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을 실적 부진의 요인으로 꼽고 있다. 국내 항공사 공급 과잉과 환율 상승 등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비교적 일본 노선 비중이 높은 저비용항공사(LCC) '일본 보이콧' 타격이 더욱 컸다. 올해 7월 기준 국제선 일본 노선 비중은 대형항공사가 20%, LCC 42.7%다. 7월 전년 대비 일본 여객 성장률은 3%에 불과했고, 8월 -22%로 큰 폭으로 감소한 뒤 9월 -30.4%, 10월 -43.3%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4분기에도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불매 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출혈 경쟁이 이어지면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나 4분기는 항공 수요가 적은 비수기인 만큼 수요 창출도 어려울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인건비, 공항 관련비, 엔진 정비비 등 일회성 비용으로 인해 '어닝 쇼크'를 기록했던 만큼 기저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4분기 영업이익은 862억 원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180억~200억 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부산의 경우 38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이슈 등 변수로 인해 예상치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3분기 대비 수요가 둔화하는 비수기이고, 7월 시작된 일본 여행 불매운동 영향이 9~10월 갈수록 심화됐기 때문에 4분기 실적은 더욱 부진할 것"이라며 "실적 개선 기대감을 갖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급 과잉으로 인해 국내 항공사들이 구조 개편을 겪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내년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플라이 강원 등 신규 LCC 3곳이 출범할 경우 출혈 경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교수는 지난 11일 열린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항공사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정책이 중요하긴 하나 모든 기업에 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닌 역량 있는 기업에 대한 집중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의 항공업처럼 한국 역시 파산, 부도, 인수 합병 등 여러 과정을 거쳐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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