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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박 논란에 금감원 조사까지…KT&G 이겨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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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백복인 KT&G 사장 분식회계 소환 조사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KT&G가 이어지는 내·외적 논란으로 '바람 잘 날 없는' 날들을 겪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복인 KT&G 사장이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인수 등과 관련해 분식회계 혐의를 받아 금융감독원에 소환조사됐다. 금감원은 KT&G의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인수 회계처리에 대해 감리하던 중 최근 백 사장의 일부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감원은 이달 초 조사국 직원을 이틀동안 KT&G에 파견해 관련 문건을 조사했으며, 지난 8~10일 동안에는 KT&G 임원들이 금감원에 소환된 바 있다.

금감원은 백 사장이 지난 2011년 KT&G가 인도네시아 트리삭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시 KT&G는 트리삭티의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싱가포르 렌졸룩의 최대주주인 조코로부터 렌졸룩 지분 100%를 897억 원에 사들였다. 이는 장부가액 180억 원의 5배 수준이다.

금감원은 이 인수 가격이 너무 높다고 의심함과 함께 조코가 받은 대금 897억 원 중 590억 원이 조세회피처인 말레이시아 페이퍼컴퍼니로 흘러들어갔을 수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살피고 있다.

앞서 백 사장은 지난해 2월 있었던 재선임 과정에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된 논란을 겪은 바 있다. 당시 백 사장의 재선임에 대해 KT&G의 2대 주주인 IBK기업은행(지분 7.53%)은 백 사장 연임에 반대 의사를 표함과 함께 오철호 숭실대 교수와 황덕희 법무법인 서울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임명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기업은행은 백 사장이 선임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고, 회사가 금감원 감리를 받고 있는 등 최고경영자 리스크가 크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또 1대 주주인 국민연금(9.89%)도 백 사장의 연임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KT&G는 "기업은행이 추천한 인사들은 심의와 검증을 거치지 않아 이사회 독립성과 주주 이익 중심 의사결정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며 "기업은행의 개입은 2002년 민영화 이후 독립경영을 해오던 KT&G를 과거로 회귀시키는 '관치' 조치"라고 비판하며 백 사장 선임안을 주총 표대결에 부쳤고 결국 승리했다.

재선임 후 잠잠해지던 논란이 다시 불거진 것은 지난달 8일 있었던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때였다.

당시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KT&G는 트리삭티의 경영악화로 렌졸룩 주식 장부가액을 0원으로 처리했음에도, 트리삭티의 주주가 2015년 초 잔여지분을 556억 원에 매입하지 않으면 공장 가동을 중단시킬 수 있다며 공문을 발송하자 결국 2017년 초 562억 원에 매입해줬다"라며 "스스로 장부가액 0원 처리한 주식을 다시 고가에 매입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추 의원은 윤석헌 금감원장에게 이 같은 과정에서 허위 공시나 분식회계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이냐며 질의했고, 윤 원장은 "그렇게 보인다"라며 "KT&G가 금감원 요청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어 검찰 고발도 고려중"이라고 답변했다. 결국 이번 조사가 이 같은 금감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KT&G는 금감원 조사에서 충실히 소명하고 있으나, 금감원 조사가 진행중인 만큼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 또한 조사가 진행중인 만큼 대답할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전북 익산 장점마을 발병 원인 지목…KT&G "적법 매각·사후관리 책임 없어"

백 사장이 금감원에 소환된 같은 날 환경부는 전북 익산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장점마을 주민건강 영향조사 최종 발표회'를 열고, 장점마을 인근에 위치한 비료공장이 배출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사이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장점마을은 지난 2001년 인근에 비료공장인 '금강농산'이 설립된 후 2017년 12월 31일까지 주민 99명 중 22명에게 암이 발병하고 14명이 숨진 곳이다. 장점마을의 전체 암 발병률은 대부분의 암에서 전국 표준인구 집단 대비 2~25배 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공장 가동 시기에 오래 거주한 주민일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 모습도 보였다.

환경부는 KT&G의 '연초박'을 전북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사진=뉴시스]
환경부는 KT&G의 '연초박'을 전북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사진=뉴시스]

이에 전북도는 집단 암 발병에 관련해 미숙한 행정 및 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며 15일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혔으며, 주민 피해보상을 위한 법률 및 소송비용 등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에 장점마을 주민들은 비료공장에 연초박을 제공한 KT&G에 대한 집단 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T&G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연초박은 페기물관리법 및 비료관리법 등에 대해 재활용될 수 있는 만큼 법령상 기준을 갖춘 폐기물 처리시설에 적법 매각했다는 입장이며, 현 사건을 적법 매각된 연초박이 '금강농산'에 의해 불법적으로 이용된 것으로 규정하는 모습이다.

KT&G 관계자는 "연초박은 비료로 사용되는 식물성 쓰레기의 일종이며, KT&G는 관련 법령을 준수해 연초박을 적법하게 매각했다"라며 "사용 방법 또한 법률로 정해져 있는 연초박을 '금강농산'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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