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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분상제 시행, '리모델링' 정비사업 대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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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사업, 장·단점 존재…분담금·사업성·시세 잘따져야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연이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 대신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는 노후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는 모두 53곳으로 조사됐다.

올해 2분기 기준 서울에서 가장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가장 많은 곳은 용산구로 나타났다. 점보아파트(144세대), 한강미주맨션A동(20세대), 이촌코오롱(787세대), 한가람건영2차(2천36세대), 강촌아파트(1천1세대), 대우아파트(834세대), 리바뷰(56세대), 타워맨션(243세대), 이촌우성(243세대) 등 모두 9곳이 리모델링사업을 진행중이다.

이어 송파구와 강남구 각각 6개, 5개의 단지가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개포동 대치아파트(1천753세대)와 대치동 선경3차(54세대), 송파구 현대6차(160세대), 건영아파트(545세대) 등 굵직굵직한 단지들이 추진위 설립 또는 조합설립인사 등의 단계를 거치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중인 가락금호아파트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중인 가락금호아파트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리모델링은 준공 후 15년이 지난 아파트를 대상으로 건물을 수직 또는 수평으로 증축하거나 별도의 동을 새로 짓고 주차장 등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건축 방식이다. 최근 정부가 아파트 재건축사업 규제를 강화하면서 리모델링사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자, 설계사와 건설사들 역시 수주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는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동아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설계사로 선정됐다. 지난 2002년 준공된 잠원 동아아파트는 지하 2층, 최고 20층, 991가구다. 용적률이 316%로 높아 재건축을 하기에는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에 가구 전용면적을 넓히고, 주차공간을 추가로 확보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희림은 이 단지에 스카이커뮤니티와 특화된 지붕 디자인, 새로운 입면 패턴을 적용하고, 녹지공간과 수공간 등 유럽식 정원을 갖춘 친환경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법에서 허용하는 일반분양가구(기존 가구 수의 최대 15%)도 추가로 지어 사업성을 높인다는 전략도 세웠다.

재건축·재개발 사업보다 리모델링 사업 강자로 불리는 쌍용건설은 지난 9월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있는 '신답 극동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했다. 단지는 지난 1987년 준공된 아파트로, 최고 15층, 2개 동 225가구다. 향후 리모델링을 통해 29가구 늘어난 지하 3층~15층 2개 동 254가구로 바뀐다. 조합은 안전진단을 신청해 본격 사업에 착수한다. 이후 건축심의 등을 거쳐 리모델링 허가를 받으면 시공에 돌입하게 된다.

쌍용건설은 기존 건물에 붙여 1개 동을 신설하는 수평증축 공사를 계획 중이다. 신규로 만들어지는 29개 가구는 모두 일반에 분양돼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낮추는 데 사용된다. 또 일부 가구에는 세대분리형 평면을 적용한다. 지하 3층 규모 주차장이 신설돼 주차난이 개선될 전망이다. 주차대수도 지상 103대에서 지하까지 314대로 3배 이상 확대될 예정이다.

수도권 리모델링 추진 단지. [사진=부동산114]
수도권 리모델링 추진 단지. [사진=부동산114]

재건축·재개발이 주를 이루는 정비사업에서 리모델링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단점을 보완할 수도 있지만, 한계점도 존재한다. 기존 주택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쳐쓰는 사업인 만큼 준공까지 공사기간이 짧고, 재초환,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임대주택 의무와 기부채납 등이 없다. 또 재건축에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는 분담금이 적고, 재건축 가능연한보다 짧은 준공 후 15년이 지나면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그러나 기존 아파트의 내력벽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 또 최근 층고가 높아지는 추세에도 층고를 높이거나, 층과 층 사이의 두께를 수정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같은 입지, 같은 규모의 새 아파트보다 적게는 20%, 많게는 40%까지 낮은 시세를 형성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의 경우에는 재건축 사업 허가가 잘 나지 않고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안전진단 기준 강화에 이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리모델링으로 눈길을 돌리는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좋은 입지의 소규모 단지들은 리모델링 사업을 추천하지만, 규모가 큰 단지의 경우에는 좀 더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지하 주차장 확장을 했을 경우 재건축 사업과 분담금이 비슷할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수익률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일례로 강남의 한 아파트는 3개동과 1개동이 나눠 각각 리모델링과 재건축 사업을 진행했다. 리모델링 단지는 아직도 층간소음, 꽉막힌 설계 등으로 입주민의 불만이 속출한다"며 "반면 재건축을 택한 단지의 경우 비교적 브랜드가 떨어지는 단지임에도 실거래가가 리모델링 단지의 수억을 웃돈다"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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