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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승무원도 희망퇴직 대상…항공업계, 구조조정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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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C·LCC 막론하고 업황 좋지 않아…인력 구조조정"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대한항공이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도 희망퇴직을 받았다. 고정비용 가운데 비용이 높은 승무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항공업계가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해석이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를 막론하고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3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심사를 거쳐 이달 말 단행할 예정이다. 대상은 일반직과 객실승무원 가운데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 직원들이다. 대한항공은 희망퇴직자들에게 ▲법정 퇴직금과 최대 24개월분의 월 급여 추가 지급 ▲퇴직 후 최대 4년 간 자녀 고교·대학교 학자금과 생수 등 복리후생 지원 등을 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두 번째 희망퇴직 신청을 지난 23일부터 받기 시작했다. 내년 1월 12일까지 심의를 거쳐 희망퇴직 여부가 결정된다. 국내 일반직과 영업직, 공항서비스직 가운데 근속 만 15년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희망퇴직자들에게 ▲월 기본급, 교통보조비 등 퇴직 위로금 25개월 분 ▲퇴직 후 4년 이내 최대 2년 자녀 학자금 지원 ▲전직이나 창업 희망자에게 외부 전문 기관 컨설팅 제공 등을 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에도 같은 직군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한 바 있다. 지난 4월 일반직 직원만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신청 받았던 데서 대상을 확대하고 무급휴직이 아닌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희망퇴직은 아니지만 지난 10월부터 이달까지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대한항공이 지난 10월 실시한 최대 6개월의 단기 희망 무급휴직 제도와 비슷하다. 무급휴직 제도에 대해 해당 항공사들은 일·가정 양립 지원이나 장기휴가 등 업무 문화 개선의 일환으로 설명한다.

대형항공사(FSC) 2곳. [사진=각 사]
대형항공사(FSC) 2곳. [사진=각 사]

이처럼 항공사들이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은 항공업계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항공사의 고정비용은 유류비, 인건비, 정비비, 항공기리스료 등이다. 이 가운데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유류비와 인건비다. 결국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인건비뿐이다. 하지만 노동유연성이 낮은 한국에서 인력을 통해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것, 특히 FSC인 대한항공이 2013년 이후 6년여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과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도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는 것은 어려운 항공업계의 현 상황을 보여준다. 인건비 가운데서는 객실승무원에 대한 비용이 커서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대한항공을 제외한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이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물론 적자를 피한 대한항공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70%나 줄어들었고, 2분기에는 1천1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저비용항공사(LCC) 6곳. [사진=각 사]
저비용항공사(LCC) 6곳. [사진=각 사]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의 경우 노동법이 유연해 조금만 상황이 안 좋아도 바로 대량 해고로 이어지는데, 특히 승무원은 인건비 가운데 비용이 크고 잉여 인력이 계속 조달될 수 있는 직종이라 제일 먼저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대상이다"며 "또 노선이 줄어들면 승무원을 먼저 구조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노동법 규제가 있고 해서 희망퇴직을 구조조정 옵션으로 선택하는 것이다"며 "오랜 기간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던 대한항공이 희망퇴직으로 시동을 걸었다는 것은 FSC와 LCC를 막론하고 업계 전반적으로 업황이 좋지 않아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황 교수는 "그래도 대한항공은 컨티전시플랜을 가지고 어느 정도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것이다"며 "아시아나항공은 이러한 선제적 구조조정을 안 해서 지금의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 중장기 비전과 경영발전 방안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의지를 보여줬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취임 이후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을 여러 차례 시사하고 일등석을 줄이는 등의 수익성 제고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측은 현재 진행하는 희망퇴직 접수와 관련해 "일반직을 대상으로만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며 "승무원이나 정비사 등 안전운항과 직결되는 직종은 제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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