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내년에는 대기업(Enterprise)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비롯한 클라우드 기업들은 내년 대기업 시장 공략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충성 고객이 돼준 스타트업, 게임사 등에 이어 기존 IT시스템(레거시)이 많은 대기업들이 클라우드 기업들에 문을 열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만 하더라도 올해 LG, SK, 두산그룹 등이 클라우드를 본격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클라우드 왕좌'를 차지해온 AWS와 그 뒤를 쫓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치열한 경쟁이 국내외를 불문하고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MS는 최근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인 AT&T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대기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AWS를 위협하고 있다. 대기업 고객을 잡기 위해 경쟁사인 오라클과도 손을 잡았다.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 탓에 클라우드 이전을 어려워하는 고객을 잡기 위해 양사의 데이터센터를 연결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AWS도 이달 초 열린 'AWS 리인벤트' 행사에서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에너지 기업인 BP, 폭스바겐, 버라이즌 등의 대기업 고객 사례를 내세워 이 시장에 집중하고 있음이 은연 중 묻어났다.
"아직도 IT 투자의 97%가 온프레미스이며 클라우드는 3%에 불과하다"는 앤디 재시 AWS 최고경영자(CEO)의 말처럼 클라우드 시장은 다 열리지 않았다. 대기업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두 기업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구글 클라우드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올해 초 오라클 출신의 토마스 쿠리안 CEO를 선임한 구글 클라우드가 최근 2023년까지 클라우드 시장에서 '톱2'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구글 클라우드는 내년초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1월이 될 가능성도 있다.
AWS나 MS에 비해선 늦었지만 구글 클라우드가 데이터센터 구축을 계기로 얼마나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내에서 세 회사의 '클라우드 삼국지' 전쟁이 시작되는 셈이다. 그간 국내 고객들은 AWS 서비스를 주로 쓰면서 구글 클라우드의 머신러닝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KT,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NHN 등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의 '고군분투'도 관심사다. 글로벌 기업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공공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올해부터 규제가 완화된 금융 분야를 포함해 대기업 시장까지도 넘볼 전망이다.
금융보안원은 내년 금융권의 이슈 중 하나로 '클라우드 전환 바람'을 꼽고 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방식을 중심으로, 중요 업무까지 클라우드 도입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올해 KT는 KEB하나은행, NBP는 IBK기업은행, NHN은 KB국민은행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했다. 네이버는 내년 6월 세종시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도 짓는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데이터센터의 5배가 넘는 규모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간 싸움이 국내 클라우드 관리 기업(MSP)의 대리전 양상을 띄고 있는 만큼 메가존, 베스핀글로벌, 클루커스 등도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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