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저희가 사측에 원하는 것은 고용안정 보장과 교섭 뿐입니다. 하지만 정현식 회장은 언론에 '노사가 협력해 더 좋은 회사로 나아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아직도 이 같은 노동조합의 질문에 대한 명백한 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7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해마로푸드서비스 본사 앞에서 진행된 '해마로푸드서비스 고용안정 및 교섭 촉구 집회' 현장에서 만난 박상배 해마로푸드서비스 노조(노조) 지회장은 집회 개최 동기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지난달 27일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에 1천938억 원에 매각된 맘스터치 운영사 해마로푸드서비스가 매각 과정 설명 및 고용안정 보장 협상 과정에서의 불통으로 인한 내홍에 휩싸였다. 이날 노조는 정 회장과 사측이 고용안정을 약속한 것과 달리 이를 위한 구체적 절차에는 전혀 임하고 있지 않다고 성토했다.
◆"정 회장, 언론에 알린 것과 달리 고용안정 노력 하지 않아"
노조는 정 회장이 지난달 4일 노조 창립 직후 언론을 통해 고용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노사 협력을 통해 더 좋은 회사로 나아가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것과 달리 사내에서 이와 같은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최근에는 회사에 출근조차 제대로 하지 않으며 직원과의 대화 의사 또한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성토했다.
노조는 이 같은 정 회장의 행동을 바라보면, 고용승계 등 매각 과정을 원만히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은 결국 노조 창립 초기 악화된 여론을 달래려는 '립 서비스'에 불과한 것이었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 관계자는 "정 회장은 노조가 처음 결성됐던 지난달 초 언론에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달리 사내에 이와 관련된 그 어떤 공지도 행하지 않았고, 지난해 마지막 날 있었던 종무식에서도 매각에 대한 설명 및 고용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라며 "이는 그간 오너로서 보여준 최소한의 리더십이나 책임의식을 저버린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케이엘앤파트너스의 노조원 자격 시비는 노조 와해 시도"
새롭게 오너가 된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노조에 따르면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노조가 창립 후 창구단일화과정을 거쳐 교섭대표노조로서 단체교섭권을 확보하고, 지난달 30일과 이날 기본협약서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청했음에도 노조원의 자격을 문제삼으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교섭에 응하는 조건으로 조합원 명단 확인을 요구하는 등 노동권 침해 행위도 있었다고 성토했다.
노조는 이 같은 사측의 요구를 노조 와해 시도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박상배 지회장(본부장) 등 팀장급 이상의 고직급 직원은 노조 활동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해마로푸드서비스 노조가 고직급 직원 주도 하에 결성된 만큼 이들이 빠져나가면 노조가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박 지회장이 높은 직급(수석부장)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2015년 11월 발족한 회사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역할을 지금까지 수행해 오고 있다"며 "박 지회장이 노조 활동을 할 수 없다면 누가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겠는가"라며 사측을 비판했다.
◆"교섭 지속 요청할 것…파업 등 2차 행동은 아직 계획 없어
노조는 이날 집회 이후 사측에 다시 교섭을 요청하는 것 외의 후속 활동은 아직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새로운 경영진이 결정되는 임시 주주총회가 오는 30일로 예정돼 있고, 아직까지 인적 구조조정 등 노조가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 맘스터치 가맹 사업을 본업으로 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의 사업 특성상 본사 직원들의 집단 행동으로 영업 활동에 지장을 끼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입장에 따라 가맹점과 함께 집단 행동에 나서는 것도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은 케이엘앤파트너스 등 새로운 경영진이 정 회장이 약속한 내용과 달리 고용안정을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거나, 노조와의 교섭을 계속 거부하는 등 대화의 의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더욱 강경한 투쟁에 임할 것이라며 사측이 적극적으로 노조와의 대화에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박 지회장은 "정 회장과 케이엘앤파트너스는 '고용안정과 처우 보장'을 약속하는 첫 걸음인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해 기본협약을 체결해야 한다"라며 "정 회장에게 직원들에 대한 일말의 양심이 남아있다면 이 역할만큼은 반드시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프랜차이즈산업을 대표하는 협회장 이전에 한 회사의 회장으로서, 정 회장은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