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된다. 포문을 연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다른 손보사들도 일제히 인상 행렬에 동참할 예정이다. 인상폭은 3.3~3.5% 수준인데, 이는 당국이 총선을 앞두고 여론을 의식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분석이다. 손보사들은 이 정도 인상으로는 조만간 망하는 손보사들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당국의 눈치만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오는 29일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신규 가입자와 갱신 가입자를 대상으로 자동차보험료를 3.5% 인상한다. 다음달 초에는 현대해상도 3.5%를, DB손해보험은 3.4%를 올릴 예정이다. 대형사들이 줄줄이 인상 행렬에 동참하면서 중소 손보사들도 보험료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손보사들의 가마감 기준 12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107.3%였다. 삼성화재(100.1%), 현대해상(101.0%), DB손보(101.0%), KB손보(100.5%)로 대부분 손보사들이 100%를 웃돌았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사업비 20%를 고려한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이 76~78%인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연간 영업적자는 역대 최대였던 2010년 1조5천369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초 손보사들은 올해 10% 정도는 보험료를 올려야 손해율을 어느정도 잡을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당국의 눈치에 5% 수준으로 한 발 물러선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제도개선 효과를 선반영해 인상폭을 결정하도록 권고했고, 손보사들의 자구 노력 방안 등도 고려해 3.5% 수준으로 결정됐다.
업계에서는 보험료를 올린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 정도 인상폭으로는 손해율도 개선할 수 없고, 보험료를 올렸다는 여론의 비난에도 자유롭지 못하다며 안타깝다는 분위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5% 인상을 줄곧 주장해온 것은 업계가 감당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노선을 제시한 것인데 당국이 총선을 앞두고 여론을 의식해 인상폭을 더욱 낮췄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곧 문을 닫는 손보사들이 몇 군데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처럼 하반기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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