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이 최종 승인됐다. 이에 앞서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품어 LG헬로비전으로 새출발 한 상황.
거침없는 유료방송 M&A로 통신 3사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어서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이 탓에 여러 규제 불확실성으로 M&A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1위 KT 입지도 불안한 상황. 2, 3위의 맹추격을 따돌리려면 당장 규모 확대가 불가피하다. 커스터머&미디어부문을 이끌던 구현모 KT 사장이 신임 대표에 내정되면서 이에 따른 해답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3개사의 법인 합병 및 최다액출자자 변경 건에 대해 조건부 허가,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5월 9일 심사 보고서를 제출한 이후 8개월만에 모든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합병법인이 오는 4월 출범한다.
SK브로드밴드는 "이번 M&A가 급변하는 유료방송 시장에 대응하고, 미디어 경쟁력 강화 목적으로 추진된 만큼 향후 이용자 편익 증진을 위한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겠다"며 "IPTV와 케이블TV를 비롯한 미디어 업계 상생 발전에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에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연말 CJ헬로 인수에 성공한 바 있다. CJ헬로는 주총을 통해 사명을 LG헬로비전으로 변경,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이로써 유료방송 시장은 IPTV 3개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과기정통부의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KT와 KT스카이라이프 합산 점유율은 31.31%로 업계 1위다. 뒤를 이어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이 24.72%,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24.03%로 3사 점유율이 80.06%에 달한다.
특히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는 이번 M&A로 세를 불리면서 아직은 2위와 3위지만 1위 KT 추격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KT는 이렇다할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동일계열에서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33%를 넘지 못하도록 한 합산규제가 지난 2018년 6월 일몰됐으나 후속안 마련이 늦어지면서 여전히 규제 불확실성이 큰 탓이다. 현재 합산 점유율이 30%대인 KT로서는 규제 향방을 지켜봐야 해 추가적인 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도 과제. M&A로 가입자를 늘리며 IPTV 성장세 둔화 돌파구를 찾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와 달리 KT는 시장 점유율 대비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
실제로 이번 M&A 전 KT 측 점유율은 경쟁사 대비 2배 이상 격차를 둔 부동의 1위였으나 매출, 수익면에서는 경쟁사와 차이가 크게 좁혀지며 역전 당할 공산도 있는 것.
2018년 기준 통신 3사 IPTV 매출은 KT가 1조4천102억원, SK브로드밴드가 1조2천906억원, LG유플러스가 9천199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역시 3분기까지 누적된 IPTV 매출은 KT가 약 1조2천억원, SK브로드밴드는 약 1조원, LG유플러스는 8천억원으로 예상된다.
KT는 최근 시장 재편에 대응 '개인화된 홈미디어'를 앞세우기도 했다. 이를 주도했던 구현모 KT 사장은 "경쟁사가 케이블TV 인수에 눈 돌리고 있으나 여전히 IPTV는 다른 방법으로 충분히 성장기회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전략은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의 경쟁력인 '미디어 개인화'와 유사 전략으로 한계가 있는데다 KT의 OTT 플랫폼 '시즌'과도 겹치는 대목. 내부 서비스 고도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 또는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게 업계 해석이다.
통신업계 유료방송 인수 경쟁이 지속될 것이라는 업계 예상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미 매물로 나온 딜라이브는 수도권 비중이 높은 케이블TV사업자로 현재 점유율은 6.09%에 달한다. 비교적 견실한 케이블TV 사업자로 알려진 현대HCN 의 경우 4.07%, CMB 점유율은 4.07%다.
이들에 대한 추가 M&A에 성공할 경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단숨에 1위 자리를, KT는 경쟁자의 추격을 따돌리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구현모 KT 대표 체제가 본격화 될 경우 이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료방송 시장 공략을 위해 기존 IPTV 내부적인 성장전략을 이어갈 지, 적극적인 M&A에 나설 지 주목되는 것.
업계 관계자는 "이번 M&A로 지난 2016년과 달리 방송통신 융합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게 재확인됐다"며 "향후 유료방송 M&A는 보다 신속한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결국은 유료방송간 경쟁보다는 외부 융합플랫폼과의 경쟁이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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